[내 생각은]MIU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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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년이 지났다. 2013년 3월 1일 밤 12시 무렵 자살하려는 시민을 구하기 위해 차디찬 밤바다에 몸을 던진 고 정옥성 경감, 그는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뒤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흘 뒤 고인의 아들 종민이는 고등학생이 됐다. 누가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로부터 3년 뒤 종민이는 졸업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졸업식에 참석한 고인의 동료들은 “우리가 종민이를 지켜주고 선배님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종민이가 있었다. 경찰관을 꿈꾸는 종민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 남기일 경관, 그의 부친도 순직 경찰관이다.

2014년 1월 고인은 동아일보가 주관하는 제3회 영예로운 제복상을 수상했다. 당시 다른 두 분의 순직 공직자도 수상했는데, 고 윤영수 소방관의 아내는 “갓 돌이 지난 아들이 그림책에서 아빠라는 말을 배웠다”며 눈물을 삼켰다. 유가족들은 시상식에서 위로받고 감사했을 것이다. 그들은 “잊혀져 간다는 게 가장 걱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동아일보에서 매년 기획 보도하는 MIU(Men In Uniform·제복 입은 공무원)에 관한 기사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제복은 책임감의 징표다. 제복은 국민을 위해 땀범벅일 때 가장 향기롭고, 구겨졌더라도 가장 영예로울 것이다. “잠들어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다가와 이불을 가져다 덮어주는”(나태주 시인의 ‘잠시’) 것처럼 제복 안에서 더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소망하며, 그리고 산화하신 제복인과 남겨진 유가족분을 기억해 주시라는 청(請)을 올린다.

오익현 경찰청 감사관실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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