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최근 발생한 필리핀 한인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현지 공조 수사로 검거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21일 필리핀 마닐라 외곽 카비테 주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한국인 박모 씨(6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A 씨를 26일 현지에서 붙잡았다고 29일 밝혔다. 10대 후반인 현지 여성 A 씨는 7년 전 필리핀으로 홀로 건너간 지방대 교수 출신 박 씨 집에서 지난달부터 가정부로 일했다.
필리핀의 공조 요청을 받은 한국 경찰은 현장감식, 영상분석, 범죄분석, 법의학 등 4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팀을 23일 현지에 파견했다. 지난해 12월 한인 건축업자 피살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수사팀은 마을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사망 추정 시간에 A 씨가 마을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 시신의 목과 가슴 등에 난 칼자국도 힘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의 소행일 확률이 높았다.
이번 용의자 검거는 한국 경찰이 교민 보호를 위해 강력사건 발생 시 초동수사 단계부터 합동 수사하기로 필리핀과 협의한 결과다. 필리핀 현지에서 2014년 10명, 지난해 11명의 한인이 피살돼 현지 수사 협조가 필요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사건 발생 5일 만에 살인 용의자를 특정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A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사건 현장에 있었던 만큼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초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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