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단과대로 새롭게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8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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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역사를 가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가 올해부터 ‘경찰사법대학’이라는 간판을 달고 단과대로 새롭게 출범한다.

경찰 간부 양성에 주력했던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의 안전 문제를 연구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결정이다. 1962년 국내 최초 경찰행정학과로서 경찰 조직을 장악했던 동국대의 입지가 점차 경찰대에 밀린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대책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경찰 관련 학문을 가르치는 단과대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대는 사회과학대학 내에 있던 경찰행정학과를 분리해 다음달 2일부터 경찰사법대학으로 확대 개편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경찰사법대학 출범을 준비해온 동국대는 최근 학칙 개정과 2017년 신입생 배정 등 관련 준비 작업을 모두 마쳤다.

전공은 경찰학, 범죄과학, 산업보안, 교정학 등 4개로 세분화된다. 이는 경찰행정학과 위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1962년 국내 최초로 생긴 경찰행정학과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유일한 경찰 간부 양성 기관이었다. 경찰 고위직 중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출신을 일컬어 ‘동국대 마피아’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하지만 1981년 경찰대가 생기면서 경찰 내부에서 그 입지가 점차 좁아졌다. 2010년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직 69명 중 경찰대 출신은 20명(28.6%), 동국대 출신은 19명(27.1%)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올해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직 96명 중 경찰대 출신 55명(57.2%), 동국대 출신 12명(12.5%)으로 격차가 커졌다.

산업스파이, 사이코패스 범죄 등 과거와 달라진 범죄 양상도 단과대 출범의 주요 배경이다. 이윤호 경찰행정학과 교수(사회과학대학장)는 “과거에 비해 경찰 간부 양성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많이 퇴색됐다”며 “이런 현실적 배경 외에도 신종 범죄를 포함해 사회 전반의 안전과 보안 문제를 폭넓게 연구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데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졸업생이 경찰 외에도 국정원, 교정직, 기업 보안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또 설립 초기 30명 안팎이던 경찰행정학과 입학 정원이 90여 명으로 3배 늘어난 것도 단과대 출범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내년 신입생부터 경찰사법대학 학부생으로 입학하게 된다. 입학 정원은 올해와 같은 90여 명 수준이다. 현재 재학생들은 신설된 4개 전공 중 하나이상을 택하게 된다. 교수진도 늘어난다. 학교 측은 동국대 교수 중 법학, 심리 등 신설 전공과 관련된 분야 교수에게 강의를 맡기는 한편 관련 분야에서 실무 경험이 있는 전·현직자들을 초빙할 계획이다.

김호경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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