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봉사는 베푸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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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전교구 해외 오지봉사 화제

천주교 대전교구 청소년사목국이 주관한 FIAT 활동에 참가한 대전지역 중고교생들이 태국 북부지역의 한 마을에서 학생들의 기숙사를 지어주기 위해 터파기 공사를 하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제공
천주교 대전교구 청소년사목국이 주관한 FIAT 활동에 참가한 대전지역 중고교생들이 태국 북부지역의 한 마을에서 학생들의 기숙사를 지어주기 위해 터파기 공사를 하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제공
“봉사는 베푸는 게 아니라 그냥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전 가오중학교 3학년 이승규 군(15)은 올 겨울방학에 평생 간직할 만한 경험을 했다. 지난달 14일부터 22일까지 8박 9일 일정으로 태국 북부지역의 깊은 산악지대인 매야노 마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 군이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천주교 대전교구가 주선을 해서다. 교구 측이 2009년 아시아 저개발국 청소년들과의 문화교류, 친교, 봉사활동 등을 위해 FIAT(Friendship In Asian Teenagers)라는 조직을 창단했다. 이후 교구 청소년사목국은 필리핀을 시작으로 중국, 캄보디아, 몽골, 인도네시아, 태국 등 6개국 또래 청소년들과 지금까지 13번 우정을 나누도록 했다. 또 현지에서 집을 짓거나 우물과 도로 개선작업 등 봉사활동을 했다. 이번 겨울방학 때에는 21명이, 지금까지 모두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군은 “공항에서 픽업을 타고 울퉁불퉁 흙먼지 날리며 도착했던 태국의 산골마을, 전기도 없고 마땅한 쉴 곳도 없는 그곳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 준 친구들의 표정이 생생하다”며 “외딴 산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지를 태국으로 선정한 것은 6·25전쟁에 3650명의 군인을 파견해 129명이 희생해야 했던 우방국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했다.

동행한 박정빈 지도신부는 “청소년들에겐 이질적인 문화도, 통하지 않는 언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서로가 먼저 다가가려는 마음이 있어 금방 옛 친구처럼 가까워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 활동에 이 군을 비롯해 3남매를 해마다 보낸 김현숙 씨(49)는 “종종 반항도 하는 사춘기 때 아이들이 FIAT 활동에 다녀오면 마음이 한 뼘쯤 자라 온다”고 말했다.

FIAT 창단 초부터 활동을 주관해온 신도 남군희 씨(68)는 “봉사활동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며 “앞으로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으로 활동 지역을 넓혀가며 저개발국 청소년들과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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