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운영비 놓고 ‘반쪽 개교’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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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학생 안배해야 25% 지원”… “전국 단위 모집 조건으로 인가”
연수구-교육청 의견差 못좁혀

인천 연수구가 부담하기로 한 학교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한 채 3월 1일 개교하는 송도국제도시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 연수구가 부담하기로 한 학교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한 채 3월 1일 개교하는 송도국제도시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시교육청 제공
“연수구가 분담하는 학교 운영비가 25%인 만큼 지역 학생의 안배가 있어야 학교 운영비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인천 연수구)

“한국 최고의 과학예술영재학교를 만드는데 기초자치단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협의해 추경에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인천시교육청)

3월 1일 개교하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학교 운영비 부담을 놓고 시 교육청과 인천 연수구의 상반된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에 개교하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학교 운영비 7억3800만 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 학교 1년 운영비 29억8000만 원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액수다. 학교 운영비는 대부분 박사급 이상 강사를 초청해 실험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등 교육과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

연수구의 학교 운영비 예산 분담 약속은 전임 고남석 구청장 때 이뤄졌다. 구는 2012년 인천시와 시 교육청과 함께 송도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를 유치하면서 운영비를 분담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연간 학교 운영비는 시 교육청이 50%, 인천시가 25%, 연수구가 25%를 분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선 6기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취임하면서 태도가 달라졌다. 재정난과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운영비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정원에 지역 쿼터제를 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모집 인원 중 일정 비율을 연수구 거주 학생으로 뽑아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측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기로 결정해 교육부의 학교 설립 인가를 받은 것”이라며 “인천의 특정 지역 학생 배정 등 쿼터를 요구했다면 학교 설립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사례를 보더라도 기초자치단체에서 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준 사례가 없다. 지역 학생에 대한 안배 없이는 연수구 분담금 25%를 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 내 일반 학교가 벤치마킹해 인천의 교육력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세종시 과학예술영재학교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의 과학예술영재학교다. 과학, 수학, 예술을 연계한 융합 교과와 리더십 교육 등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교육부와 시 교육청이 458억 원을 들여 지은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교사동과 기숙사, 융합관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학생기록물 평가와 영재성 검사, 융합 역량 다면평가를 통해 신입생 77명을 선발했다. 이 중 인천 출신 학생은 13명이며 서울 출신이 가장 많다. 학년당 5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가 16명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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