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추락한 위상 높이자” 충남대 총장선거 최대 쟁점 부각

  • 동아일보

23일 첫 간선제로 총장선거 실시… 강병수 교수 등 4명 “내가 적임자”
발전전략 내세워 표심잡기 분주

23일 열릴 첫 간선제 충남대 총장 선거의 최대 쟁점은 크게 추락한 대학의 위상을 다시 높일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가 올해 영국의 QS 등 세계적인 대학평가 기관의 평가에서 국내 20위 밖으로 밀려난 데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경북대와 더불어 10개 지역 거점 국립대 중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론회 등을 통해 일부 후보는 현 정상철 총장 재임 기간 중 평가 부진과 소통 부족으로 학교가 후퇴했다고 평가하면서 현 집행부에서 보직을 지낸 후보들의 동반 책임론을 부각했다. 반면 보직 출신 후보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이미 추진해 왔다”며 기존의 성과를 강조하고 보완 전략 수립을 다짐했다.

강병수 후보(행정학부)는 “국제교류원장과 기획처장을 맡아 세종시에 국가정책대학원과 충남대 제2병원을 만들면서 충남대가 지역 거점 대학이 아니라 국가 중심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며 “봉사, 열정과 경험, 지방과 중앙,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학교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현 집행부에서 기획처장을 지낸 그는 “지금은 학교가 절박한 위기의 상황이지만 모두가 힘을 합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상 후보(생화학과)는 “충남대 주변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와 3군 본부, 세종시 정부 기관이 있지만 이들과 연계한 대학의 역할은 거의 없다”며 “국립대의 등록금을 과감하게 낮추고 장학금을 확대해 우수 지역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는 한편 세종시와 내포신도시 등으로 대학이 진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교적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그는 “우리 대학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연구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홍성권 후보(고분자공학과)는 “올해 해외 대학평가기관과 교육부 평가에서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더구나 현 집행부가 각종 정부 사업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자랑했지만 실제 지원 금액은 지역 거점 국립대 가운데 5위라는 실상이 밝혀졌다”며 “세계적인 융복합 클러스터 형성으로 연구력을 제고하고 국립대 최고 수준의 교직원 복지 체계를 확립해 대학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4년 전 총장 선거에 도전했던 그는 “공감과 소통 부재의 리더십으로 열악해진 학교를 민주적 리더십으로 획기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다짐했다.

오덕성 후보(건축학과)는 “폴크스바겐의 추락을 보면서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과 욕심이 자기 조직은 물론 국가 브랜드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목격했다”며 “교육 연구 강화와 대학의 광역화, 산학협력 제고 등으로 ‘C등급’, ‘국내 20위권’이라는 오명을 반드시 떼 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집행부에서 부총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시행 과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새로운 발전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50명의 내외부 총장추천위원들은 23일 오후 교내 생활과학대 대강당에서 이들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를 해 총장을 선출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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