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일행과 남양주 교회서 만나… 주변서 결정 만류했지만 듣지 않아
국내 교회, 구마의식 무관… 의혹증폭
이달 초 독일 도심 호텔에서 이른바 ‘귀신을 쫓는 구마(驅魔) 의식’ 도중 일행에게 폭행당해 숨진 40대 여성은 자녀 교육을 위해 독일로 이민을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함께 독일로 갔던 남편은 마침 자격증을 따러 국내에 돌아와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일행이 머물던 주택 창고에서 비닐에 싸여 부상한 채 발견된 또 다른 40대 여성은 이날 오후 국내로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함께 다닌 국내 교회는 ‘구마 의식’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포쿠스온라인 등 독일 현지 언론은 최근 프랑크푸르트 인터콘티넨털호텔 객실에서 박모 씨(41·여)가 구타당한 끝에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귀신을 쫓는다는 명분으로 몇 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일행에게 입에 수건이 덮인 채 복부, 가슴 쪽에 매질을 당했다. 현지 경찰에 구속된 김 씨의 일행은 김모 씨(44·여)와 김 씨의 아들(21), 딸(19), 박 씨의 아들(15)로 밝혀졌고, 같이 있었던 또 다른 15세 남자는 귀국한 최모 씨(41·여)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남양주시의 A교회에서 만난 세 가족이 가까워진 건 미국의 대학을 다녔다는 김 씨 아들이 박 씨와 최 씨의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면서다. 세 가족은 올 7월 남양주시의 B교회로 함께 옮겼다. B교회 관계자는 “박 씨와 최 씨가 각각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고 너무 갑작스럽게 독일 이민을 결정해 만류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이들은 평소 과도하게 종교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민은 김 씨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딸을 독일로 유학을 보냈던 김 씨가 낮은 교육비 등을 장점으로 들며 독일행을 제안하자 초등학생 아들이 축구를 하는 박 씨 가족이 이민을 결정했다. 또 남편을 지병으로 여읜 뒤 박 씨에게 의지하던 최 씨까지 따라나서게 됐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11일 오후 3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최 씨는 이후 남양주시 집으로 가지 않고 성남시의 오빠 집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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