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키운 지적장애 소녀 성폭행한 목사 ‘징역 7년’

자신이 키웠던 지적장애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목사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목사 김모 씨(56)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씨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A양을 8살 때부터 집에 데려와 10년 넘게 키우고 학교도 보냈지만 A양이 15세가 되자 집 욕실 등에서 두 차례 성폭행했다. A양은 피해를 당하고 이틀 뒤 학교 담임교사에게 이를 털어놨다.

1심은 지적장애가 있는 A양이 시간 개념이 약하고 날짜와 시간을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지만 범행을 구체적이고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지적장애인이자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올바르게 형성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감독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위력으로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여전히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김 씨는 “A양에게 도벽이나 거짓말을 하는 습벽이 있다. 허위 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