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청소년의 ‘도전’ 위한 토대 만들어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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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다.

다양한 청소년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여성가족부의 김희정 장관(가운데)이 최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 최대규모 고교생 
신문인 PASS의 학생기자인 김선영 양(경기 광명북고 3학년·맨 오른쪽)과 박도윤 군(광주인성고 1학년)을 만났다. 김 장관은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도전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청소년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여성가족부의 김희정 장관(가운데)이 최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 최대규모 고교생 신문인 PASS의 학생기자인 김선영 양(경기 광명북고 3학년·맨 오른쪽)과 박도윤 군(광주인성고 1학년)을 만났다. 김 장관은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도전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국가정책은 멀리 있지 않아요. 초등학교 앞에서 등하굣길 교통안전봉사를 하는 녹색어머니회를 예로 들어보지요. 명칭 때문에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아버지들은 그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왜 여자화장실의 줄만 길게 늘어서 있을까요? 남녀 화장실의 면적을 똑같이 하는 것이 양성평등일까요? 우리가 평소에 못 느끼고 있던 것을 발견하는 일. 정책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답니다.”(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전국 청소년들을 향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여성, 청소년, 가족과 관련된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는 최근 청소년의 교육 및 활동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중고생 대상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교재를 발간해 일선 교육현장에 배포한 것을 비롯해 이달 초에는 체험활동, 자원봉사, 국제교류 등 다양한 청소년 활동정보를 제공하는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웹사이트(youth.go.kr)를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이들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국내 최대 규모의 고교생 주간신문 PASS(edu.donga.com)의 고교생 기자인 김선영 양(경기 광명북고 3학년)과 박도윤 군(광주인성고 1학년)이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만나 궁금증을 풀었다.

청소년 문제, 부모-자녀 관계 회복으로 해결

특히 청소년 문제의 경우 현실성 있는 정책과 더불어 가족, 학교 등 청소년이 속한 집단이나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온라인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를 보완해 부모가 요청하는 경우 심야시간대에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선택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온라인 게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김 장관은 “모든 청소년에게 일괄 적용됐던 기존 셧다운제에 기대는 바람에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부모가 오히려 많았다”면서 “부모선택제가 도입되면 자녀와 부모가 게임을 두고 대화를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관심을 갖게 되고 청소년들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 문제의 해결을 부모와 자녀간 관계회복을 통해 찾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여성가족부가 전북 무주에 운영하는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이 대표적인 경우. 인터넷·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위한 상시적인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곳에선 청소년들이 1∼7주 동안 인터넷·스마트폰과 단절된 환경에서 지낸다. 치유기간 동안 부모는 1박2일간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캠프’에 참가하면서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으로 생긴 자녀와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부모와 자녀간 관계회복은 자녀의 중독을 치유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병원에서 자녀의 문제를 진단받고 치료받기를 두려워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자신이 겪는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하는 일종의 ‘치유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김 장관)

학교 밖과 안…청소년의 ‘활동’ 지원하는 정책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관련 정책을 시행하다보니 교육부의 정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성가족부만의 차별화된 청소년 정책은 무엇인지요?”(박 군)

박 군의 질문에 김 장관은 “교육부가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담당한다면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의 청소년 활동을 담당한다”면서 “청소년이 방과 후 활동을 진행하는 장소의 시설안전점검, 활동 프로그램의 적합성 여부 판단,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은 모두 여성가족부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전국에 196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꿈드림’이라는 이름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전문가들이 학교 밖
청소년들과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그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센터 내에서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의 궁극적인 목표가 해당 청소년들을 학교로 돌아오도록 하는 데 있을까요, 아니면 학교 밖에서 자립하도록 하는 데 있을까요?”(김 양)
김 양의 질문에 김 장관은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은 현재 36만 명이고 매년 6만 명씩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들이 자신의 꿈을 키우고 그것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면서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들은 그에
맞춰서 학업지원을 할 것이고, 취업을 해 스스로 자립하길 원하는 청소년들은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타 부처와 상호 협력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경우 현실적으로 학교 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관련 시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김 장관)

“마음껏 도전하세요”
어린 시절 김 장관은 어떤 학생이었을까를 고교생들은 궁금해했다. 김 장관은 고등학생 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김 장관이 고교에
입학한 뒤 복장규율이 기존 자율복장에서 교복을 입는 것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교복을 맞추도록 지정된 업체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제시했던 것. ‘좀 더 저렴한 금액으로 교복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김 장관은 급기야 친구들과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맞출만한 업체가 있는지를 주변에서 찾아보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지요. 한
친구가 자신의 친척이 작은 옷가게를 운영한다고 하더라고요. 규모가 작아 전교생 모두의 신체 치수를 재주는 서비스를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확실히 저렴한 금액으로 교복을 맞출 순 있겠다고 판단해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김 장관)

가정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활용해 친구의 신체 치수를 서로 잰 뒤 업체에 전달해 저렴한 가격에 교복을 제작했다. 당시로선 큰일을 친구들과 협업해 함께 이뤄낸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김 장관은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꼭 ‘도전을 하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청소년 시기의 도전이 더 빛나는 이유는 곁에 함께해줄 친구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도전 자체에 크나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품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해보세요.”(김 장관)

글·사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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