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총기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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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파발 검문소서 권총 장난 경찰, 실탄 장전 모르고 발사… 의경 1명 숨져

서울 외곽 검문소에서 경찰 간부가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 실탄이 발사돼 의경이 숨졌다. 25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은평경찰서 박모 경위(54)가 쏜 총탄에 함께 근무 중이던 박모 상경(21)이 맞아 사망했다. 박 상경은 응급처치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 경위는 검문소 내 의경 제1생활실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의경들에게 장난하는 말투로 “나 빼고 너희끼리 빵 먹냐”며 조끼에서 38구경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발사된 실탄은 박 상경의 왼쪽 가슴을 관통했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실탄이 장전된 줄 모르고 방아쇠를 당겼다”고 진술했다. 38구경 권총에는 총탄 6개를 장전할 수 있다. 경찰은 통상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을 지급받은 뒤 사고를 막기 위해 첫 번째 칸은 비워두고 두 번째 칸에 공포탄, 세 번째 칸부터 실탄을 장전한다. 하지만 박 경위의 권총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칸 모두 실탄이 채워져 있었다. 경찰은 박 경위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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