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본부 독립 대신 본부장만 차관급 격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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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8일 공청회서 개편방안 제시… 전문가들 “메르스사태 땜질 처방”

6월 23일자 A1면.
6월 23일자 A1면.
질병관리본부를 현재대로 보건복지부 산하에 두면서 실장급인 본부장만 차관급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국가 방역체계 개편 공청회’를 18일 열고 이 같은 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청 독립 △보건복지부 내 2차관제 도입 △보건부 독립 등 방역 컨트롤타워의 문제를 전면 쇄신하는 안에 못 미치는 ‘땜질 개편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의 의뢰로 질병관리본부 개편 용역을 맡은 서재호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감염병 대응 방역체계 개편’ 보고서를 통해 ‘질병관리본부 복지부 산하 유지, 본부장만 차관급 격상’ 개편안을 제시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장에게 독자적인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고, 직원들의 순환근무를 차단해 방역 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서 교수는 “보건과 복지 제도가 긴밀하게 연결돼 보건부 독립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보건 차관만 신설하면 보고 체계가 더 복잡해진다. 청으로 독립하면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보건소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된다”며 개편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를 복지부 산하에 그대로 둘 경우 위기 상황에서 방역 전문가가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도 현 체제에서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질병관리본부장이 복지부의 엘리트 행정 관료를 데려오려고 해도 복지부 장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부장의 의전용 차량이 격상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변하는 게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질병본부#독립#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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