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엔 개혁 이끌 리더 필요” 정몽준, 파리서 회장출마 공식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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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플라티니 텃밭서 선제 공격… 反부패-反유럽 내세우며 세결집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64)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17일 공식 선언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FIFA에 상식과 투명성, 책임감을 되살릴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출사표를 냈다.

그가 내건 것은 ‘반(反)유럽’이었다. “111년 FIFA 역사에서 회장 8명이 모두 유럽인이었다. 유럽이 건강하고 분별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오늘날 FIFA가 이런 혼란에 빠져 있겠는가.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당선되면 4년 동안 강력한 개혁 조치를 취한 뒤 단임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겠다.” 또 “아시아(44억 명)와 아프리카(12억 명) 인구를 합하면 세계 인구의 80%가 넘는다”라는 말로 반유럽 쪽의 세 결집을 촉구했다. FIFA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지만 그가 파리를 택한 것은 파리가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인 프랑스 출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의 본거지라는 점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유럽 기자들은 정 명예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에 비해 어떤 부분에 경쟁력이 있느냐고 집중적으로 물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그는 위대한 축구선수이다. 그와 두 차례 골프를 쳐 봤는데 스윙하는 것을 보니 축구선수 하기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뒤 작심한 듯 맹공을 퍼부었다. “플라티니 회장은 (부패의 상징인) 제프 블라터 회장의 선거를 도우며 ‘부자지간’ 혹은 ‘사제관계’로 오래 지내왔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블라터의 부패에 대해 몰랐다’면서 블라터를 ‘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다.”

FIFA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치러진다. 정 명예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외에도 5월 블라터 회장에 맞섰던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브라질의 ‘하얀 펠레’ 지쿠,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fifa#정몽준#회장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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