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을 맞이하면서 반드시 고쳐 써야 할 역사적인 어휘가 현재도 잘못 쓰이고 있어 전 국민에게, 특히 정치인들에게 제의하는 바이다.
1945년 8월 15일은 다만 하나의 역사적인 사실이 있을 뿐인데 현재 광복(光復) 해방(解放) 독립(獨立) 등 세 가지 어휘를 뒤섞어 사용하고 있다. 세 어휘는 개념이 전연 다른데 하나의 역사적인 사실에 뒤섞어 쓴다면 한 가지만 맞고 다른 것은 적합하지 않음이 틀림없다.
‘해방’, 곧 ‘해방하다’는 타동사로 반드시 목적어가 필요한 말이다. ‘한국이 한국을 해방하다’라는 말은 어법적으로 될 수 없다. 따라서 주어가 ‘일본’이나 ‘미국’이라고 한다면 부단히 항일(抗日)한 주체성을 상실한 말이니 우리로서는 절대로 쓸 수 없는 수치스러운 말이다.
‘독립’은 예속의 역사가 전제된 말이다. 흔히 말하는 ‘을사조약’을 고종황제가 친히 ‘을사늑약(乙巳勒約)’이라고 분명히 밝혔듯이 우리는 불법침략에 의해 주권을 강탈당했을 뿐이다. 미국이 영국에 예속된 상태에서 독립된 것처럼 일본에서 독립된 나라가 아니라 개국 이래 독립국이므로 결코 우리 스스로 ‘독립’이란 말을 써서는 안 된다.
‘광복’은 침탈당한 주권을 항거에 의해 되찾는다는 뜻의 말이니 1945년 8월 15일은 명실상부한 ‘광복’이란 말로만 통일해 써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광복절 광복군 광복회 같은 말을 해방절 해방군 해방회라고 할 수 없는 것만 봐도 반드시 ‘광복’만이 타당한 말이다.
따라서 ‘독립기념관’도 ‘광복기념관’으로 고쳐야 한다.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에서 독립된 나라임을 기념한다는 왜곡된 역사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쓰고 있음은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일제시대 일정시대 왜정시대 식민지시대 등의 말도 피침의 역사에 초점을 둔 잘못된 말을 쓰지 말고 마땅히 항거의 역사에 초점을 둔 ‘항일시대(抗日時代)’, 더욱 합당한 말은 ‘항일기(抗日期)’로 써야 한다. ‘일제강점기’란 말도 피침의 역사에 초점을 둔 말이다. 왜정 36년간이란 말도 1910년 8월 29일의 국치일(國恥日)에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절까지 분명히 35년간에서도 14일이 부족하니 35년간이라고 말해야 옳다는 것을 부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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