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대 96% 수익 보장”…650억대 금융사기 조직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9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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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최대 96% 수익 보장합니다.”
매월 3~8%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18개월 뒤엔 원금까지 돌려준다고 속여 수백억 원대의 투자금을 끌어 모은 금융사기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반(반장 김관정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FX마진거래(복수의 외국환을 동시에 매매하여 환차익을 노리는 거래) 명목으로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법률 위반)로 신모 씨(59)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박모 씨(54)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투자자 모집책 김모 씨(51) 등 3명을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하고 달아난 민모 씨(48) 등 5명을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씨 등은 FX마진거래 전문업체인 ‘맥심 트레이더’에 투자해 매달 원금의 3~8%를 주겠다며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00여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650억여 원을 모았다. 맥심 트레이더 국내 투자자 모임인 케이맥스 회장을 자처한 신 씨는 “투자금에 따라 최대 8%의 수익을 배당하고 18개월 뒤엔 원금까지 돌려준다”며 투자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FX마진거래는 금융업계에서도 ‘초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된 거래로 연 96%의 수익과 원금 보장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검찰 조사 결과 신 씨 등은 서로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지원자들을 끌어들이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신 씨 등이 자체 제작한 홈페이지에서 원금과 배당금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투자로 발생한 이득이 아니었다. 신 씨 등은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사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 20억여 원을 사업체 운영과 아파트 구입 등에 쓴 사실도 드러났다.

맥심 트레이더는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금융사기 혐의로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이다. 검찰은 이들이 맥심 트레이더 ‘본사’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해외 공조를 통해 신 씨 등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망을 피해 외국으로 빼돌린 273억 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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