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되풀이 안하려는 징비정신 배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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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지사의 ‘서애 예찬’

“징비(懲毖)는 공동체를 지키고 개선하려는 절실함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옥연정사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 맞춰 김관용 경북지사(사진)는 22일 “미리 대비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징비의 뜻은 상식적이지만 이를 얼마나 절실하게 실천하느냐는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애의 삶에 관심이 많다. 징비록을 비롯해 ‘근폭집’과 ‘군문등록’ 등을 틈틈이 살펴보며 일상생활뿐 아니라 정책을 수립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되새긴다. 그는 “서애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데도 전쟁 때 8도 현장을 정밀하게 살피고 진단하며 실질적 대안을 끊이지 않고 제시했다”며 “이런 체찰(體察·몸으로 살핌) 역량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철저히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애의 징비정신이 ‘국민을 아끼고 나라를 보전해야 한다는 강렬한 의지’에서 나온다고 봤다. 이런 의지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조령을 넘어가다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조정에 보고를 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징비의 정서적 바탕으로 공동체의 삶을 잔혹하게 파괴한 왜적에 대한 공분(公憤)을 꼽았다. 김 지사는 “서애는 전쟁처럼 극단적 상황에서도 민심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죽을 상황에서도 살 길을 찾는다’(死中求生·사중구생)는 굳은 뜻을 보면서 자치단체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스스로 회초리를 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심이 다시 살아갈 뜻을 갖도록 하려면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나라가 보여줘야 한다는 서애의 말은 참으로 울림이 깊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인재를 널리 구해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는 서애의 신념에 주목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기업도 본받을 만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일에는 적임자(인재)를 찾아야 징비할 일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서애의 한결같은 원칙”이라며 “신분이 아니라 인품과 능력을 기준으로 적임자를 발탁한 기록이 많은데 이런 개방성도 징비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애는 ‘징창(懲創)’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며 “과거의 잘못을 단순히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의미를 넘어 현실을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뜻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김관용#징비정신#서애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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