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임신부, 호흡기 증상 없어… 호전땐 6월중순 자연분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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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임신부 첫 확진… 태아는 괜찮나
임신말기엔 치료 큰문제 없어… 폐렴 나타나면 제왕절개로 출산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39세 임신부 확진환자(109번 환자)가 발생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책본부는 “외국에서도 임신부 감염 사례가 적어 일반 환자와 다른 합병증 등 위험성에 대한 근거는 명확하지 않으나 치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임신부를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고령자와 함께 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109번 환자의 상태는 현재 근육통이 있으며 호흡 곤란이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은 없고, X선 촬영 결과 폐 부위도 비교적 깨끗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엄중식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의 환자 임상 경과가 중요할 것”이라며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지 않고 호전돼 확진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온다면 자연 분만할 예정”이라 말했다. 엄 교수는 “만약 폐렴 등이 진행되는 양상이 나타나면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시킨 뒤 산모를 치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09번 환자는 현재 임신 35주째로 출산 예정일은 이달 중순이다. 이 시기엔 메르스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출산 예정일이 먼 초기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되면 어떻게 치료받을까.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현재 일반 환자에게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나 인터페론 요법을 임신부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기엔 제약이 있다”면서도 “메르스 때문에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일반 치료법(대증요법)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들이 겪는 대표 증상으로는 고열과 기침, 가래, 근육통, 호흡 곤란 등이 있는데, 임신부용 해열제와 진통제, 기침약 등이 준비돼 있어 속수무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개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인구 밀집 지역을 가급적 피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지나친 걱정 때문에 반드시 받아야 하는 산전 검사 등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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