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병든 아내를 간호해온 60대 남성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장정태)는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62)에게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2일 오후 7시쯤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서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 차에 불인 난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아내 B 씨를 빼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A 씨는 스스로 차량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B 씨는 알코올의존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아왔으며, 지난해 초부터 건강이 크게 악화해 망상과 섬망 증상까지 보여 병간호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A 씨는 범행 한 달 전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를 돌봐왔으나, 상태가 점점 악화하자 극단적 시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 간병 정황 참작했지만 중형 불가피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아내의 동의를 받아 사망에 이르게 한 만큼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변명하는 등 온전히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간병 가족에 의한 살인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이 같은 범행이 용인돼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사건 전까지 피해자를 장기간 간호했고, 마지막에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병한 점, 피해자 상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한 채 피해자를 살해하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당심에 이르러 원심에서 부인하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선처를 재차 탄원했지만, 원심의 양형 판단을 변경할 정도의 사정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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