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능허대중 또 이전… 연수구 원도심 주민들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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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여중 이어 2018년 송도로… ” 인천교육청, 재배치 행정예고 논란
“교육환경 악화” 반대 목소리 거세

인천시교육청이 학생 감소로 2018년 3월 송도국제도시 5공구로 이전·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중학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교육청이 학생 감소로 2018년 3월 송도국제도시 5공구로 이전·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중학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교육청이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중학교를 2018년 3월 송도국제도시 5공구로 이전하는 내용을 행정예고하자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2012년에도 동구에 있던 박문여중을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기로 결정해 원도심 공동화를 우려하는 원도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시 교육청은 전교생 340명(13학급)인 능허대중(2005년 개교)을 2018년 3월 송도국제도시 5공구로 이전해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행정예고가 끝나면 6월까지 동부교육지원청이 현장을 돌며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이전을 홍보하게 된다. 이전·재배치 계획이 확정되면 2016년부터 1학년 학급을 편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인구 전출과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연수구 옥련동 일대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다. 반면 송도국제도시는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로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에 육박해 능허대중의 이전·재배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2008년 22학급에 811명이던 능허대중의 학생 수는 8년 만인 올해 13학급에 340명으로 58.1% 감소했다. 특히 1학년은 올해 73명에 불과해 학급당 인원 18.3명의 미니 교실로 운영되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옥련동 일대 옥련지구 내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향후 인송중과 옥련중 등 인근 중학교의 학급 수가 18학급 이하의 소규모 학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교육환경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능허대중의 이전·재배치를 반대하는 연수구 원도심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도시 교육환경만 만족시키기 위해 원도심의 교육시설을 축소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원도심과 신도시의 교육 격차가 심화돼 교육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능허대중 학부모 A 씨는 “능허대중 바로 옆에는 옥골구역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교육 수요가 발생하는데 멀쩡한 학교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능허대중의 이전·재배치 문제는 지난달 30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최용덕)의 시교육청 예산사업 심의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다. 공병건 시의원(새누리당·동춘-옥련동)은 “교육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10년 만에 학교를 신도시로 이전키로 결정하면 주민이 공감하겠느냐. 기존 시설의 활용 방안도 없는 상황인 만큼 능허대중 이전·재배치는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전·재배치(안)에 대한 시민 의견은 14일 오후 6시까지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과로 팩스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시 교육청은 능허대중을 비롯해 인천 관내 학교 재배치와 학군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학교를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으로 이전·재배치할 계획이다. ‘미래형 인천 교육 여건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은 인천발전연구원이 맡고 있으며, 올해 말경 용역 결과가 발표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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