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러버덕 대신 큰고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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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 상징 조형물 추진
시의회 “부적합” 제동… 설치 중단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난데없이 노란색 오리가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인 ‘러버 덕’(사진)이었다.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의 작품으로 높이가 16.5m에 이른다. 한 달 동안 500만 명이 보고 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러버 덕의 폭발적 인기를 목격한 서울시가 직접 상징물을 만들어 한강에 띄우기로 하고 예산까지 확보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올해 10월까지 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한강에 ‘큰고니’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큰고니 조형물을 한강의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높이도 20m로 러버 덕보다 크다.

하지만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큰고니는 겨울철 경기 하남, 남양주시 근처 한강에서만 희귀하게 관찰된다. 서울 유역 한강에서는 보기 힘들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 상징 조형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시의회에서는 “다른 것(러버 덕)을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강을 상징하는 세계적 수준의 상징물로는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서울시는 큰고니 조형물 설치를 중단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여의도 한강공원에 영화 ‘괴물’에 나오는 괴물 조형물(높이 3m, 길이 10m)을 2억 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재미있다”와 “흉물스럽다”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을 상징하는 대표적 조형물로 만들려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현재 사업이 중단된 상태로 재검토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러버덕#큰고니#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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