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다문화는 지구촌 공통문제, 세계시민교육으로 협력해 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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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국 청소년 리더 부산서 워크숍… 각국 교육 반영할 선언문 초안 발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세계시민교육 청소년 리더십 워크숍에 참가한 각국의 청년 활동가들이 청년 선언문을 만들기 위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유네스코 아태 국제이해교육원 제공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세계시민교육 청소년 리더십 워크숍에 참가한 각국의 청년 활동가들이 청년 선언문을 만들기 위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유네스코 아태 국제이해교육원 제공
“세계시민교육은 국경을 초월한 다문화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외계층 교육 기회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문제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세계시민교육 청소년 리더십 워크숍’에서 세계시민교육 청소년 선언문 초안이 발표됐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34개국에서 온 45명의 10, 20대 청소년 리더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이 만든 선언문은 다음 달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서 공표돼 세계 각국의 교육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글로벌 교육 우선 구상’을 주창한 이래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적으로 교육계의 화두가 됐다. 인권과 평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구촌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생각하며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인간을 길러내자는 것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맞선 경험을 공유했다.

캐나다 출신인 셰릴 페레라 씨(29·여)는 16세 때 학교 사회과목 숙제를 하다가 아동 성매매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아동 인권 운동을 시작했다. 아동 성매매 실태를 알고 싶어 스리랑카로 향한 그는 성매수자를 잡기 위한 현지 경찰의 함정수사에 ‘미끼’가 되겠다고 자원했다. 성매수자 검거에 일조한 페레라 씨는 정부의 주목을 받아 17세의 나이에 대통령비서실에서 1년간 아동 보호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후 ‘원차일드’라는 단체를 설립한 그는 에어캐나다의 기내 방송에 아동 성매매를 경고하는 영상을 상영하도록 하는 등 아동 인권 보호 사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페레라 씨는 “제약이 많은 정치인에 비해 청년 활동가들은 더 자유롭고 깊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며 “세계시민교육은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요원을 양성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리더들에게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빅토리아 이비워예 씨(22)는 소외된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활동을 하면서 가족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내가 하는 활동이 시간 낭비라며 법을 공부해서 성공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비워예 씨는 2013년 동료들과 푼돈을 모아 ‘원 아프리카 차일드’라는 단체를 설립했지만 자금 부족에 허덕였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아프리카 각국에서 뜻있는 사람들의 후원이 들어왔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더니 희망이 생겼다”며 “이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세계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청년 리더들은 세계시민의 중요한 덕목이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바룬 자베리 씨(22)는 성차별이 심각한 인도에서 성평등 운동을 하는 청년이다. 오랜 관습에 저항하는 그는 정부는 물론이고 다른 젊은이들의 무관심에도 좌절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협력자들을 찾는 것. 인터넷을 통해 성차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을 모았다.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의 지원도 이끌어냈다. 자베리 씨는 “지구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달렸다”며 “세계적 규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시민들이 협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세계시민교육#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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