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 부서 일 아니라서”… 인천시 ‘핑퐁민원’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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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부서 민원 해결지침 마련… 보건복지국에서 우선 처리키로

A 씨는 지난해 비영리 민간 단체 등록을 위해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을 무려 5개월간 쫓아다닌 일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그는 시 복지정책과와 체육진흥과를 거쳐 시 교육청의 평생체육과와 서부교육청까지 전전했다. 결국 153일 만에 시 체육진흥과에서 비영리 민간 단체로 등록할 수 있었다.

시민이 민원을 들고 관공서를 찾았을 때 속 터지는 일이 많다. 가장 힘들고 짜증나는 공무원의 행동은 ‘우리 부서 일이 아니라서…’ 혹은 ‘우리 팀 일이 아니니 다른 팀으로 가 보라’는 이른바 핑퐁 민원이다. 이 때문에 중도에 비영리 민간 단체 등록을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인천에서는 지난 5년간 비영리법인 신청 건수는 903건에 달한다.

시는 부서 간 핑퐁 민원에 따른 시민 불만이 커지자, ‘핑퐁 민원 부서 지정 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비영리 복지법인 설립 허가, 비영리 민간 단체 등록 등 2∼4개 부서에 걸쳐 있는 민원은 보건복지국에서 우선 처리한다.

핑퐁 민원으로 간주되면 우선 민원인에게서 정확한 의견을 들은 뒤 주 업무가 어느 부서인지를 정한다. 이어 부서별 사업 수를 따진 뒤 예산 규모를 분석해 업무를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주무 부서를 결정하게 된다.

시는 이 기준을 올 상반기(1∼6월)까지 시범 운영하면서 문제점과 보완 사항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어 개선책을 마련한 뒤 하반기(7∼12월)부터 시 모든 부서에서 적용하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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