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구불구불 4시간 기차여행…“내 마음에도 봄이 왔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 타보니

영호남을 잇는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이 인기 절정이다. 2013년 9월 처음 운행한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코레일 제공
영호남을 잇는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이 인기 절정이다. 2013년 9월 처음 운행한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코레일 제공
28일 운행한 S-트레인 5호 이벤트칸에서 승무원 박연주(왼쪽) 정다혜 씨(가운데)가 퀴즈 및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며 승객들과 하나가 됐다. 코레일 제공
28일 운행한 S-트레인 5호 이벤트칸에서 승무원 박연주(왼쪽) 정다혜 씨(가운데)가 퀴즈 및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며 승객들과 하나가 됐다. 코레일 제공
“봄 봄 봄 봄이 왔어요∼겨울을 지나 또 벚꽃 잎이 피어나듯이∼.”

28일 오전 8시 부산역 1번 플랫폼에 거북선 이미지로 장식하고 푸른색으로 디자인한 ‘S-트레인’이 이 같은 봄노래를 틀며 승객을 맞이했다. 동백꽃으로 장식한 객차 안은 봄 분위기였다. 5량 218석 자리는 노부모와 함께 온 아들과 며느리,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엄마 아빠, 연인, 중년 부부로 가득 찼다.

제4871호 열차는 10여 분 뒤 구포역에 도착했다. ‘거북이도 잠시 쉬어간다’는 지명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낙동강 모습이 아름다운 경남 양산 물금역을 지나 국내 최대 양수발전소가 있는 안태호 천태호 자락 삼랑진역은 추억의 고향 길 같았다. 부산에서 전남 보성까지 13개 정차역마다 지명 유래가 소개됐다. 가을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경남 북천역에서는 10여 분간 정차해 사진 촬영도 할 수 있었다.

출발한 지 1시간쯤 지나자 관광객 편의를 위해 새마을호 특실을 개조해 널찍하게 만든 객차 안이 시끌벅적해졌다. 이벤트칸으로 만든 5호실에서 희망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퀴즈와 가위바위보 게임이 진행됐다. 모니터를 통해 참여자들의 장기자랑이 실시간으로 방송되자 웃음꽃이 피었다. 1시간가량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관광객은 하나가 됐다. 여승무원 박연주(24) 정다혜 씨(25)의 진행은 감칠맛이 났다.

고객이 신청한 감사의 편지 사연 소개와 음악방송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어린이와 연인들을 위한 페이스페인팅과 ‘거북선을 찾아라’ 보물찾기 게임은 재미를 더했다. 마음을 가볍게 한 승객들은 커피와 우유 등을 파는 3호실 카페와 하동녹차를 음미해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객차 다례실 4호실로 옮겨 추억을 새겼다.

창원역에서 승차한 이진 씨(42·회사원)는 “직장 동료 추천으로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니 색다른 맛이 난다. 기차를 처음 타 보는 아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며 즐거워했다. 직장동료 6명과 함께 봄나들이를 한 신영선 씨(45·여)는 “사무실에서 보지 못한 동료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감성열차를 타보니 어릴 때 추억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2013년 9월 27일 첫 운행을 한 영호남 남도해양관광열차 S-트레인이 인기 절정이다. 1회 최대 218명이 타는 이 열차의 지금까지 이용객은 20만1500여 명. S-트레인의 S는 남쪽(South) 바다(Sea)의 영문 첫글자와 리아스식 해안, 구불구불한 경전선의 의미를 담았다. 월요일을 빼고 매일 한 차례 부산∼구포∼경남 물금∼삼랑진∼진영∼창원중앙∼마산∼진주∼북천∼하동∼전남 순천∼벌교∼득량∼보성까지 왕복 운행한다. 부산역 출발시간은 오전 8시 3분, 보성역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4시 40분. 편도 4시간가량 걸린다. 각 역에서 승하차가 가능해 주변을 관광한 뒤 돌아오는 열차를 타면 된다. 5호실 입구에는 자전거 거치대와 개인 사물함도 있다.

역마다 연계교통과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볼거리 숙박 트레킹코스 카셰어링 등은 S-트레인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요금은 부산 출발 기준 순천 1만9500원, 득량 2만2900원, 보성 2만3600원이다.

한편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다음 달 1∼10일 부산에서 진해 군항제와 삼랑진 안태마을 벚꽃 길을 돌아오는 열차를 운행한다. 방창훈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장은 “S-트레인을 타고 떠나는 남도 여행은 낭만과 삶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행복여행의 동반자다”라며 “경전선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기차여행#남도해양관광열차#S-트레인#부산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