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유럽 5개국 돌며 행복의 잣대 생각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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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철 前 원주 부시장 부부, 자전거 여행기 책으로 펴내

유럽 자전거 횡단에 나섰던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오른쪽)과 안춘희 씨 부부가 독일 인첼의 강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 제공
유럽 자전거 횡단에 나섰던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오른쪽)과 안춘희 씨 부부가 독일 인첼의 강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 제공
‘어찌 보면 책상머리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무리한 계획일 수 있었다.’

강원 원주시 부시장을 지낸 최광철 씨(61)가 부인 안춘희 씨(57)와 함께 자전거로 유럽 횡단을 한 여정을 기록한 책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을 펴냈다. 이 책에는 최 씨 부부가 지난해 7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오스트리아 독일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을 자전거로 횡단하며 겪은 일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최 씨 스스로 ‘무모한 도전’이라고 밝힌 것처럼 고난의 연속이었다. 잠잘 곳을 찾지 못해 밤늦게 산속을 헤매고 길을 잃어 미아 신세가 된 것은 물론 여섯 차례의 펑크, 브레이크 고장 등으로 겪어야 했던 난감함, 하루 평균 50km 운행으로 인한 체력 고갈, 왕초보 영어 실력 탓에 몸짓 발짓으로 소통해야 했던 일 등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최 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인생의 갈림길에서 소중한 만남의 의미가 새삼 가슴속 깊이 자리 잡았다. 삶에 있어 소유의 무게와 행복의 잣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최 씨는 이번 여행 때 찍은 사진 300여 점으로 다음 달 9∼13일 원주문화재단 창작스튜디오에서 ‘수상한 여행전’을 연다. 9일 개막 행사에서는 책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을 소개하는 자리도 갖는다. 최 씨 부부는 7∼10월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4000km에 대한 ‘자전거 동북아 횡단’을 계획하고 있다.

최 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서울 성수동 시계 공장에서 일했고 천호동에서 채소 장사를 한 이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 장사를 하며 미인가 중고를 다니다 9급 공무원이 됐고, 7급 공채에도 합격했다.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고 50세가 넘어 학사 학위를 받았다. 화천군 부군수, 강원도 기획관, 문화관광체육국장, 원주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6월 명예퇴임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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