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거운 짐 내리고…” 가거도 순직 해경 영결식장 눈물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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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명을 구하기 위해 멀고 외로운 섬으로 달려갔지만 차가운 바다에 주저앉았습니다. 이제 비행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리고 편히 쉬십시오.”

25일 오전 11시 반 전남 목포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청사 앞에서 항공단 김태일 경위(46)가 눈물을 흘리며 고별사를 읽어 내려갔다. 고 최승호 경감(52) 백동흠 경감(46) 박근수 경사(29) 장용훈 경장(29)의 유가족들은 대성통곡했다. 이내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가족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장 순경의 가족들은 영결식장 연단 오른쪽에 놓인 고인의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장례 차량에는 지난해 4월 11일 순경으로 임용될 때 깎아놓았던 손톱과 머리카락이 대신 자리했다. 장 순경 사진 밑에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본부장(55) 명의의 조화와 함께 가거도 주민 일동이라고 적힌 조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13일 어린 환자 이송을 위해 전남 신안군 가거도로 출동했던 서해해경 항공단 헬기 추락으로 숨진 경찰관 4명의 합동영결식은 이날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안전처장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은 헌화·분향에 이어 해경 의장대의 조총발사로 마무리됐다. 동료들은 낮 12시 순직 경찰관들 장례차량이 서해해경본부를 떠나자 마지막 거수경례를 했다. 순직 경찰관들은 광주 영락공원 화장을 거쳐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서해해경은 선박 23척과 항공기 3대, 잠수사 9명을 투입해 실종된 장 경장에 대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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