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잡을 멋과 맛…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 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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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委-6개 광역단체, 전국식당 300곳 점검

한국방문위원회가 대학교수, 음식 전문가, 외국인 등으로 구성한 국내 식당 서비스 평가단이 14일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서비스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국방문위원회가 대학교수, 음식 전문가, 외국인 등으로 구성한 국내 식당 서비스 평가단이 14일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서비스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전에 음식점 정보를 확인하고 유명 음식과 관광지의 특색 있는 음식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식에 대한 경험이 여행 전체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방문위원회(방문위)가 최근 전국 300여 개 식당의 서비스 실태와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국내 음식(점) 유형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방문위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식당 서비스 개선을 위해 했으며 전북도 전남도 대구시 충북도 등 전국 6개 광역자치단체가 참여했다.

○ 총인원 600명 감찰단, 300개 식당 점검

방문위는 먼저 국내 6개 광역자치단체 내 300여 개 식당을 지자체 추천과 무작위 추출을 통해 선정한 뒤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미스터리 쇼퍼 2명이 손님을 가장해 서비스 친절도, 메뉴판 및 음식 차림새, 위생 및 청결도, 내외부 시설 및 환경 등 4개 부문, 총 33개 항목에 대해 ‘매의 눈’으로 평가했다. 총인원 600명이 동원된 이번 조사는 프랑스 음식점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를 연상케 했다.

조사 결과 전남 담양군 소재 ‘병풍산방’은 전남 지역 메뉴 및 맛 부문에서 1위(4.83점·5점 척도)를 차지했다. 방문위가 대학교수 및 음식칼럼니스트, 외국인 등을 보내 2차 점검한 결과 이곳은 출입구에 손 세정기를 비치하고, 별도의 휴게실을 마련했으며 메뉴마다 외국어를 표기해 이용 편의를 도왔다. 또 주방에는 친절과 위생 등 종업원이 지켜야 할 수칙을 꼼꼼하게 표기하고 있었다.

대구 수성유원지 근처의 ‘삼수장어’는 장어 전문점인데도 내부 인테리어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연상시킬 정도다. 홀 및 주방의 위생 상태도 우수해 대구 지역 전체 평가 대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스터리 쇼퍼로 참여했던 중국인 유학생 왕루 씨(21·여·우송정보대)는 “한식당인데도 바닥이 아닌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며 “메뉴판이 중국어로 표기돼 있어 편리했다”고 평가했다.

○ 식당 서비스, 관광지 이미지 좌우

방문위는 또 외국인 관광객이 느끼는 한국 음식 및 음식점에 대한 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16, 17일 이틀간 인천공항 등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총 11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5점 척도)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대부분이 음식점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있으며(4.15점), 유명한 음식과 특색 있는 지역 음식을 체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광지의 음식이 매우 중요하다(3.68점)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점을 이용할 때 가장 큰 불편은 외국어 표기가 부족한 점과 맵고 짠맛, 비싼 가격 순으로 꼽았다. 또 맛보다는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한 시설 등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방문위는 한국 방문의 해였던 2011년부터 관광객이 자주 찾는 전국 주요 관광지 주변 식당에 대한 서비스 모니터링을 실시해 왔는데 이번처럼 대규모로 진행하기는 처음이다. 방문위는 모니터링 결과 상위 40개 업소에는 인터넷 홈페이지(www.vkc.or.kr) 등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방문위 관계자는 “최근 일본 관광국이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방문을 선호하는 국가로는 우리나라를 꼽았지만 재방문 의사는 일본보다 낮았다”며 “2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관광객들이 만족할 만한 식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관광객#미슐랭#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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