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모녀 숨진 채 발견, 집 처분한 1억원으로 5년간 버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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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8시경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아파트 2층에서 모녀인 최모 씨(66), 김모 씨(44)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둘째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모녀는 안방 가운데 장롱을 옮겨놓고 나일론 끈을 양쪽에 걸쳐 목을 맨 상태였다. 유서는 없었다.

포항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최 씨는 15년 전 이혼해 울산에서 살다가 5년 전 포항에 와서 미혼인 큰딸과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씨가 울산의 집을 처분한 1억여 원으로 살다가 생활비가 떨어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시신이 부패한 정도와 도시가스 요금 체납 기간 등으로 미뤄 사망한 지 3, 4개월가량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는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했지만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 주민과도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녀가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주변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이후 모녀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해 부검으로 사망 시기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항=장영훈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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