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20분 만에 에이즈 감염 확인… 보건소로 오세요

  • 동아일보

3월부터 서울 모든 區서 신속검사… 이름-주소 등 인적사항 안묻고 무료

다음 달 2일부터 서울지역 보건소 어느 곳을 가도 단 20분이면 에이즈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이름과 주소 등 인적 사항을 전혀 알려줄 필요가 없이 ‘묻지 마 검사’로 진행된다. 검사 비용도 무료다.

서울시는 “지난해 용산 성동 동대문 영등포구 등 보건소 4곳에서 ‘에이즈 신속검사법’을 시범 실시한 결과 이용자가 크게 늘고 양성 진단자 수도 올라갔다”며 “3월부터 전체 25개 보건소로 확대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보건소 4곳에서 에이즈 검사를 받은 사람은 전년에 비해 9.5배, 양성 진단자는 6배가량 증가했다.

에이즈 신속검사법은 임신 테스트기 사용법과 유사하다. 손가락 끝을 핀으로 찔러 혈액 한 방울을 채취해 일회용 소형 검사 키트에 떨어뜨리면 줄이 나타나는 방식. 두 줄이 생기면 양성, 한 줄이면 음성이다. 기존에 주로 사용됐던 EIA(항체효소면역시험)법은 혈액 5∼10cc를 채혈해야 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3∼7일이 걸렸다.

신속검사 1회 예산은 2000원 남짓. EIA(3500∼5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신속검사와 EIA 모두 1차 진단용이며 양성 반응이 나오면 2차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정밀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 여부가 가려진다.

시가 전국 최초로 신속검사법을 전면 도입하기로 한 것은 국내 에이즈 감염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2006년 796명, 2008년 839명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 837명까지 감소했지만 이후 반등해 2013년 1114명을 기록했다. 최초로 한 해 1000명 이상 신규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서울에서는 해마다 200∼3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견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로 누적 감염자 수가 3000명을 넘겼다.

1980년대 처음 에이즈 발견 이후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꾸준히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에 큰 이상이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진료비 또한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절반씩 분담해 전액 지원하고 있다. 1985∼2013년 국내 에이즈 감염자 1만423명 가운데 83.1%인 8662명(2013년 기준)이 생존해 있다.

시 감염병관리팀 관계자는 “에이즈는 99% 이상 성관계로 감염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 또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감염력도 현저히 떨어지므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에이즈#감염#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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