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학부모와 독서토론하고 학급 경계 뛰어넘어요”

  • 동아일보

‘제12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경남 율하초, 경기 이매중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제12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된 경남 율하초와 경기 이매중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남 율하초 학생들이 소고춤 공연을 펼치는 모습(아래 사진)과 경기 이매중 학생들이 독서토론활동을 하는 모습.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제12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된 경남 율하초와 경기 이매중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남 율하초 학생들이 소고춤 공연을 펼치는 모습(아래 사진)과 경기 이매중 학생들이 독서토론활동을 하는 모습.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창의성과 인성을 높일 목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하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학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진로활동,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 시수가 정해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영어나 수학 등 교과목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는 현실.

최근 교육부가 선정해 발표한 ‘제12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교 교육력을 향상시키고 교육과정 실천 우수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2003년부터 매년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 공모 주제는 ‘수업 방법 혁신을 통한 행복교육 실현’. 응모한 전국 1411개 초중고(초등학교 763, 중학교 395, 고등학교 253개교)에 대해 교육부는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총 100개교를 우수학교로 선정했다.

이 중 교육부로부터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우수학교로 추천받은 경남 율하초와 경기 이매중 사례를 소개한다.

다른 반에서 다른 반 선생님과 함께하는 체험학습


경남 율하초. 이 학교의 대표 창의적 체험활동인 ‘무지개 체험학습’이 실시되는 금요일 1∼3교시에는 ‘학급’의 개념이 사라진다.

먼저, 각 학급 학생들은 4명 또는 5명으로 그룹을 만든다. 그룹명을 무지개 색인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등 7개로 정해 7개 그룹을 형성하는 것. 각 그룹은 1∼7반으로 흩어진다. 빨강 그룹은 1반에, 주황 그룹은 2반에 모이는 식.

7개 반 교사들은 △자연 △예술 △문학 △생활 △역사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체험활동을 각자 준비한다.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과학체험 △학교 주변 하천에서 생태계를 탐방하는 자연체험 △어린이 교통공원 체험 △생활 속 클래식 음악을 찾아보는 예술체험 등을 하면서 자신의 끼와 재능을 찾아간다.

하연숙 율하초 교사는 “매일 보는 같은 학급 친구들과 체험활동을 하는 것보단 다른 학급 친구와 어울려 다른 반 선생님과 함께 체험활동을 하면 학생들의 집중력이 훨씬 높아진다”면서 “그룹을 나눠 체험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각 반 담임교사들은 한 사람이 7종류의 체험활동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담도 덜었다. 담임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한 가지의 체험활동만 깊이 있게 준비해 효과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6학년 2학기 때는 이 체험활동이 진로를 찾는 활동으로 구체화돼 진행된다. 중학교 진학 전 학생들이 꿈을 찾도록 돕는 것. 학생들은 △자신이 미래 어떤 사람이 될지 생각한 뒤 표현하는 활동 △직업 적성을 확인하는 홀랜드 카드놀이 △이색 직업을 탐색해보는 활동 등에 참가한다.

하 교사는 “학생들은 무지개 체험학습에 참가한 뒤 자신의 활동 내용과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쓰는 ‘무지개 꿈공책 쓰기’에도 참가한다”면서 “활동 후 자기평가, 같은 그룹의 친구가 평가하는 또래평가 등 자체적인 평가기준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1명, 학생 4명이 독서·토론하는 ‘북돋움 프로젝트’


경기 이매중은 ‘북돋움 프로젝트’ ‘북주기 프로젝트’ 등 교과와 연계한 독서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및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을 한다.

‘북돋움 프로젝트’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한 달에 한 번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이색적인 창의적 체험활동.

학부모 1명과 학생 4명 또는 5명이 한조가 돼 그 달에 읽고 싶은 도서를 정해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매달 셋째 월요일에 모여 읽은 책에 대한 줄거리를 요약해 말하고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궁금한 점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김선녀 이매중 교사는 “또래와 토론을 하는 것과 달리 어른인 학부모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면 학생들이 더 깊이 생각하려 하고 토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책을 매개로 학부모와 소통하면서 학부모는 사춘기 자녀를, 자녀는 학부모를 좀 더 이해하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이매중 1학년들은 주 1회 ‘북주기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기르기 위한 독서토론논술 프로그램. 학생들은 시집을 읽은 뒤 창작시를 쓰는 활동, 소설을 정해 읽고 인물의 상황에 대해 토론해보는 활동 등을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말해보고 그 덕목이 소설 속 어떤 상황에서 발휘됐어야 했는지를 두고도 생각해본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사회적인 이슈와 연결시켜보는 활동도 한다. 학생들은 북한 인권에 관한 책을 읽고 ‘인도적 차원의 북한 식량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를 주제로, 또 성장소설을 읽고 ‘선행학습의 문제점’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등을 주제로 6명이 그룹을 이뤄 토론을 진행한다.

김 교사는 “북주기 프로젝트로 학생들의 독서량이 급증했다”면서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책임감, 용기 등과 같은 덕목에 대해 생각해보고 토론을 사회적 이슈로 발전시켜 찬반 양측 입장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고력을 키운다”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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