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쌓고 싶어서? 담배 한 개비 때문에 신촌 한복판서 ‘한일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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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개, 주세요."

10일 오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명물거리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서강대 대학원생 박모 씨(29)에게 눈에 허름한 차림의 30대 남성이 말을 걸었다. 발음이 부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일본인 K 씨. 박 씨는 초면에 다짜고짜 담배를 달라는 K 씨를 한 번 훑어보고는 무시하고 뒤로 돌아섰다. 그러자 박 씨의 등 뒤에서 "이런 ×× ××가!"라는 유창한 한국어 욕이 들려왔다. 애써 참던 박 씨가 신고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자, 흥분한 K 씨는 "전화하지마!"라며 박 씨의 머리채를 붙잡았다. 한국인과 일본인 두 사람은 결국 신촌 한복판에서 '한일전'을 벌였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신촌에 혼자 자취하고 있는 K 씨는 현재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여성 의류 소매업과 인터넷쇼핑몰 운영을 하고 있으며 수 년간 한국에 살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K 씨는 "한국인 인맥을 쌓고 싶어 집에서 나와 담배를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두 사람을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합의를 권유했지만, 서로 폭행 당했다고 진술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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