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어민들 “中 어선들 홍도 피항하며 홍어잡이 어구 훼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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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어민들 “1000척 이상될 것” 주낙 등 비싼 어구 도난 가능성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홍어잡이 어민들이 최근 중국 어선들이 인근 해안으로 피항을 오면서 고가 어구가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7일 홍어잡이 어민들과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3∼4일 기상이 악화되면서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대규모 중국 어선들이 홍도 인근 해상으로 피항했다. 어민들은 피항 중국 어선이 1000척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고 목포해양경비안전서는 300척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어선들은 피항 과정에서 해상에 설치된 홍어잡이 어구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홍어잡이 어민은 최근 6000만 원 상당의 어구를 잃어버렸고 다른 어민도 3000만 원 상당의 어구를 분실했다. 어민들은 피항하던 중국 어선이 홍어잡이 어구를 끌어당겨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어민들은 중국 어선이 고가 어구인 주낙 등을 훔쳐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도와 흑산도 홍어잡이 어선 8척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구 훼손 피해를 입었다.

어민들은 해양경찰 해체와 기상 악화를 틈타 중국 어선들이 우리 황금어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유독 피해가 큰 것은 기상 악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 데다 해경 해체로 단속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불법 어선들이 그물코가 작은 불법 어구를 사용하거나 무허가 조업을 하는 데 이어 어구까지 훼손해 어민들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는 “어구 훼손 분실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홍어는 잇따른 어구 분실과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 저조로 가격이 올랐다. 홍어 암컷(8kg 기준) 한 마리가 60만 원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만원 정도 올랐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중국 어선#홍어잡이#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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