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성추행 혐의 박희태 전 국회의장 새벽에 경찰 기습출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9시 11분


코멘트
골프장 여성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이 27일 새벽 경찰에 기습 출석해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박 전 의장이 이날 오전 4시 반경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돌아갔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성추행 혐의에 대해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의장은 경찰의 출석요구 마감일인 26일 오후 7시 40분경 승용차편으로 강원청 성폭력특별수사대 건물 앞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돌아갔다. 수행비서가 차에서 내려 취재진 철수를 요청했고 박 전 의장이 입실하는 동안 취재진이 자리를 비켜주기로 약속했지만 박 전 의장 차량은 그대로 강원청을 빠져나갔다. 이후 박 전 의장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경찰과 시간을 조율한 뒤 새벽 시간을 이용해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장은 11일 강원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여성 캐디 A 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12일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16일 박 전 의장에게 10일 이내에 출석하도록 출석요구서를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한편 박 전 의장은 A 씨와 합의했으며 A 씨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성범죄에 대한 친고제가 폐지됨에 따라 합의와 관계없이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됐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