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고흥, 이순신 수군 부활 프로젝트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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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서 수군으로 옮긴 충무공, 고흥 도화면서 18개월간 근무
郡, 지역주민에 명예관직 부여 “선조업적 계승해 자긍심 키울것”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리에 있는 발포 해안성(진성) 내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인 충무사.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리에 있는 발포 해안성(진성) 내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인 충무사. 고흥군 제공
각종 문헌기록을 보면 전남 고흥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휘하에서 활동했던 장수 144명 가운데 33명(23%)을 배출한 고장이다. 반도인 고흥은 동쪽으로 순천만과 여수를, 서쪽으로 보성만과 보성·장흥을, 남쪽으로는 남해바다를 접하고 있다. 조선시대 고흥의 지명은 흥양(興陽)이었다. 고흥에 이순신 장군의 부하 장수가 많은 이유가 뭘까?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발발 12년 전인 1580년 지금으로 보면 육군에서 해군으로 근무를 옮긴다. 해군으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받은 직책이 고흥 도화면에 있는 발포진 만호였다. 만호는 지금으로 말하면 중대장이다. 이순신 장군이 발포 해군기지 중대장으로 임명된 것. 이순신 장군은 발포 만호로 18개월 동안 근무하며 해군 제독으로서의 역량과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마음을 키웠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 지금으로 보면 제독에 해당하는 전라좌수사에 임명된다. 당시 여수에 있던 전라좌수영은 5관 5포를 관할했다. 5관은 5개 자치단체인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이다. 5포는 5개 해군기지로 여수 돌산(방답진)과 고흥 영남면(사도진), 점암면(여도진), 도양읍(녹도진), 도화면(발포진)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관할하던 해군기지 5곳 중 4곳이 고흥에 있어 임진왜란 7년 전쟁 기간 부하 장수들과 군졸들 중에 고흥 출신이 많았단 것.

이순신 장군이 만호로 근무했던 고흥군 도화면에는 왜적을 대비한 해안성, 해군기지 등 의 각종 유적이 남아있다. 또 고흥 곳곳에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정운, 김인영, 배흥립, 송여종 등 부하 장수들이 첨사(현재 대대장), 만호로 근무한 흔적들도 있다. 현재 고흥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부하 장수들의 제사를 일 년에 네 번 지내고 있다.

고흥군은 무향의 고장답게 이순신 장군의 수군을 다시 부활시키는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조례 명칭은 1관(흥양읍)과 4포의 관직을 되살리는 ‘고흥군 조선시대 흥양수군 관직계승’이다. 조례에 따라 주민들 가운데서 지금의 행정기관 격인 1관의 흥양현감과 4포의 첨사·만호를 임명하기로 했다.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대한 기념관 등 각종 시설(하드웨어) 측면이 아닌 이야기(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관직 계승자는 1관 4포 해당 마을 주민들의 추천에 따라 군수가 임명하는 명예직으로 임기는 2년이다. 현감, 첨사, 만호 임명자는 조선시대 장군 복장을 입고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임진왜란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한다. 또 이순신 장군 제사 제례 등에 주빈으로 참석한다. 이들 현감, 첨사, 만호 임명자는 현재 공무원 임용보다 더 까다로운 규정으로 선발한다. 현감, 첨사, 만호 임명자 밑에는 군관 1, 2명을 둘 방침이다. 군관들은 일정 수당을 받고 유적지 보전,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고흥군은 전라좌수영 당시 5관이었던 여수, 순천, 광양, 보성과 함께 가칭 ‘전라좌수영협의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임진왜란 역사 복원 등을 공동 추진하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또 여수 거북선 축제 참여는 물론이고 경상도 지역에 승전·위령비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조례 제정은 관광 활성화 못지않게 이순신 장군의 수군 재건을 통해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을 후대에 계승하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흥에는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 기념시설로 조선과 명나라 수군이 첫 합동작전을 벌인 거금도(절이도) 해전기념관, 임진왜란 해전기념관이 조성되고 이순신 평화공원과 백의종군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충무공#임진왜란#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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