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NC다이노스 홈구장 진해에 못지어 죄송”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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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 의회출석해 사과… “연고지 포기-마산이전 여부 곧 결정”
진해출신 의원-주민들은 반발 여전

경남 창원시가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을 당초 예정지였던 진해구에서 마산회원구로 옮겨 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진해구 지역 정치권과 주민의 반발도 한층 드세지는 형국이다. 창원은 NC 다이노스의 연고 도시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최근 창원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해 야구장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NC 다이노스의 새 야구장을 진해구에 지을 수 없게 된 점을 처음 사과한 것이다. 그는 “(진해구의 옛 육군대학 터에 새 야구장을 짓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는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진해구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NC 구단의 (창원) 연고지 포기를 감수할지, 아니면 NC 구단이 원하는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할지 기로에 섰다”며 “빨리 결정을 내려 갈등과 반목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원시가 진해구 입지를 고수해 NC가 연고지를 다른 도시로 옮기면 야구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고, NC 구단의 요구를 받아들이려면 야구장을 진해구에서 마산회원구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진해구에는 야구장이 들어서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안 시장은 야구장을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한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전제를 곁들였다. 진해구민의 상실감을 치유할 만큼 만족스러운 수준의 대안 마련, 그리고 NC 구단과 새로운 협약 체결 등이다. 대안으로는 대학 분교와 재료연구소 설립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여전하다. 협약 부분과 관련해서는 “2010년 통합창원시 출범 당시 NC 구단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원시가 NC에 유리한 조건을 많이 제시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진해구민과 진해 출신 국회의원, 시의원들도 여전히 강경한 태도다. 창원시가 지난달 27일 개최하려던 야구장 관련 설명회는 주민 반발과 폭우 피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무산됐다. 김헌일 시의원은 “안 시장은 진해구에 야구장을 짓는다는 약속을 이행해 행정의 일관성, 연속성, 신뢰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일 시의원도 “야구팬을 담보로 시민을 우롱하고 창원시를 무시하면서 돈벌이에 혈안이 된 NC 구단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진해 출신 김성찬 국회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창원시가 진해 주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창원시의 대안 제시와 주민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해는 야구장이 아니더라도 큰 사업(경제자유구역, 테마파크 등)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창원시가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표명했다.

한편 창원시는 진해 주민들에게 제시할 구체적인 대안을 곧 마련해 설명회를 연 뒤 새 야구장의 마산회원구 건립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NC 구단과 야구계는 기존 마산야구장 옆 마산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마산의 야구 열기와 역사성, 접근성을 감안한 계획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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