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칠성면에서 운천농원을 운영하는 김병준 대표(64)는 2월 부탄으로 직접 인공 증식해 키운 미선나무 묘목 40그루를 수출했다. 미선나무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반한 부탄 왕실의 요청에 따른 것. 김 대표가 보낸 미선나무는 부탄 왕실 정원에 심었다.
김 대표는 “최근 부탄 왕실 농림부 담당자가 미선나무가 잘 크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와 사진을 보내왔다”고 19일 밝혔다. 편지에는 “건강한 미선나무를 부탄 왕실에 보내주고, 나무 이식법도 상세히 설명해줘 감사하다. 미선나무 묘목 일부는 왕실 정원에 아주심기를 했고, 일부는 화분에 옮겨 심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부탄은 히말라야 산맥에 접해 있어 주변이 온통 산이고, 부탄 왕실과 정원 주변도 산으로 둘러싸였다. 2년 전부터 왕실 정원을 조성하고 있는데 미선나무의 진한 향과 꽃으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고 했다.
함께 보내온 사진에는 미선나무의 꽃이 만발한 사진과 단풍이 든 모습 등이 보인다. 김 대표는 “부탄 왕실이 내년에 나를 초대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미선나무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9년 귀향해 20년 동안 미선나무 재배에 매달리고 있다. 미선나무 번식을 위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관내 공공기관 등에 미선나무를 기증하는 등 미선나무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대표의 농장에는 현재 50만여 그루의 미선나무가 자라고 있다.
미선나무는 1917년 정태현 박사가 충북 진천군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1919년 일본인 학자 나카 박사가 새로운 종임을 확인했다. 열매의 모양이 부채를 닮아 ‘미선(美扇)’으로 이름 지어졌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게 특징이다. 잎과 열매의 추출물이 항암 및 알레르기 치료제로 쓰인다. 산림청이 1997년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제173호로, 환경부가 1998년 보호양생식물 제49호로 지정했다. 미선나무는 전국에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괴산군 내에는 장연면 송덕·추점리, 칠성면 율지리 등 세 곳이 있다. 나머지는 충북 영동군 매천리와 전북 부안군이다.
괴산군은 미선나무를 군화(郡花)로 삼아 미선향 테마파크 조성, 미선나무권역 정비사업, 미선나무 축제 개최 등을 하고 있으며 식품과 관광, 브랜드 개발 등 6차 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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