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교조 교사 “한국은 적괴마녀가 지배”… 朴대통령 원색 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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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관련 “그래봐야 너는 3년”… 학생도 보는 SNS에 비방글
시민단체 대표가 반박글 올리자 “공개 토론하자” 학교서 만나 설전
교감에게 알려진 뒤 뒤늦게 사과

교사 A 씨가 지난달 28일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위쪽 사진)과 정함철 대표가 4일 이 글을 비판한 글.
교사 A 씨가 지난달 28일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위쪽 사진)과 정함철 대표가 4일 이 글을 비판한 글.
“적괴(敵魁·적의 우두머리) 마녀는 고집불통, 소통불가의 괴물 기계다. 그래봐야 너는 3년, 우리 참교육은 영원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소속된 강원지역 고교 국어교사 A 씨(54)가 지난달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이다. 전교조가 지난달 19일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A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적괴’라 칭하며 원색적으로 비방한 것이다. 2학년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A 씨의 카카오스토리는 학생들도 글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A 씨는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에 대해 “상대하기도 더럽고 남(선진외국) 보기에도 창피한 싸움”이라며 대한민국을 ‘적괴 마녀와 그 개들이 지배하는 동물농장’에 비유했다. 그는 “시궁창 쥐새끼 같은 것들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ILO(국제노동기구)와의 약속은 무시하고 막나가는 적괴 마녀와 그 개들이 지배하는 이 나라는 ‘동물농장’”이라며 “미친 괴물 닭을 구심점으로 내세운 수구파쇼집단의 반민족적 만행에서 제자, 자녀를 구해야 한다. 이 싸움은 우리 전교조가 감당해야 할 이 시대의 사명”이라고 적었다.

시민단체 ‘행동하는 양심 실천운동본부’ 정함철 대표(41)는 4일 카카오스토리에 A 씨의 글을 공유하며 “내가 ○○고에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저런 미치광이가 교단에 서는 걸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A 씨가 댓글을 달며 반박했고 정 대표가 반론을 제기하면서 댓글 논쟁을 이어갔다. 둘은 직접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기로 하고 모든 대화는 녹음해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9일 오후 2시 20분경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참관 의사를 밝힌 남성 2명, 시민단체 회원 3명과 함께 해당 고교를 찾았다. 정 대표와 A 씨 간의 토론은 교내 상담실에서 1시간 20여 분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전교조가 말하는 참교육’ ‘친일파 청산에 대한 역사적 시각’ ‘교학사 교과서 논란’ ‘교사의 성향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인터넷에 공개된 음성녹취 파일에는 A 씨가 “미국이 한반도 전체에 친미정권을 세울 수 있는 방안으로 6·25전쟁을 유발시켰다”고 주장하자 정 대표가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토론을 마치고 해당 고교 교감을 찾아 A 씨가 SNS에 올린 글을 제출하며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토론 이틀 뒤인 11일 정 대표에게 “(SNS에 올린 글을 쓸 당시)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졌다”며 “학교, 교장, 교감선생님께 심려 끼치는 일은 마세요. 인간적인 부탁입니다”라고 e메일을 보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전교조 교사#박근혜 대통령 비난#법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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