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사’ 등급 변경, 지휘관 마음대로 못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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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전문심사관 심의 거쳐 조정”
임병장 대화 가능… 따돌림등 조사 추진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를 살해한 임모 병장(22)이 자살 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에서 자신의 가족과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했다고 국방부가 24일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 병장이 메모에서) 자신의 심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A4용지 3분의 1가량으로 작성한 메모에는 동료와의 갈등을 비롯한 범행 동기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임 병장은 23일 고성군 현내면 야산 일대에서 군 추격조와 대치하다 자신의 소총으로 왼쪽 가슴 부위를 쏴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져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임 병장이 쏜 총알은 폐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강릉아산병원 김진엽 진료부원장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임 병장은 의식이 뚜렷하고 대화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2차 수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임 병장이 회복하는 대로 육군 중앙수사단으로 옮겨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GOP 투입을 전후해 사고 소초 내에서 임 병장과 동료들 간에 집단 따돌림 같은 병영 부조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대장 이상 지휘관 재량으로 관심병사의 등급을 조정하는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관심병사 등급을 바꾸려면 전문심사관의 심의를 꼭 거치도록 제도를 변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은 관심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임 병장은 당초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지만 지휘관 판단에 따라 GOP 투입 한 달 전 B급으로 조정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강릉=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관심병사#GOP 총기 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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