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계명대, 타지키스탄 청소년 9명에 무료 개안 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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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들, 급여 1%씩 매달 모아
항공-수술비 5500만원 전액 지원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시력 회복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타지키스탄 청소년들이 20일 열린 계명대 개교 60주년 기념식장에서 신일희 총장(가운데)과 함께했다. 이들은 22일 고향으로 돌아간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시력 회복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타지키스탄 청소년들이 20일 열린 계명대 개교 60주년 기념식장에서 신일희 총장(가운데)과 함께했다. 이들은 22일 고향으로 돌아간다. 계명대 제공
“세상이 보이도록 해준 은혜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시각장애 청소년 9명이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모두 시력을 회복했다. 22일 고향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은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인구가 800만 명가량인 타지키스탄은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계명대 교직원들은 지난해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 근교인 히소르 시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곳 청소년 상당수가 시각장애를 겪고 있어 직원들은 일부라도 초청해 수술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초청한 9명은 히소르 국립 시각장애학교 학생들이다. 학생들을 데리고 온 살리호바 수라요 교장(48)은 “아이들이 시력을 회복해 눈물이 나온다”라며 “약속을 지켜준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시각장애 학생들은 이달 12일 입국해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앞을 거의 보지 못했던 학생들은 시력을 찾은 뒤 대구와 부산을 관광하며 ‘밝은 세상’을 느꼈다. 이 학교 12학년 발리예프 샤리프혼 씨(23)는 “바다에 떠 있는 배를 태어나 처음 봤다”며 “이제 히소르 시장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0일 열린 계명대 개교 60주년 행사에 참여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항공료와 수술비 등 경비 5500만 원은 전액 계명대 교직원들이 마련했다. 교직원 920여 명은 2004년 ‘계명 1% 사랑 나누기’ 모임을 만들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달 급여에서 1%를 봉사활동 기금으로 모은다. 이 기금은 계명대 학생들이 해외와 국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시력을 찾은 학생들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계명대#타지키스탄#개안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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