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영마인드 vs 정치감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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ㅔ6·4지방선거 격전지]<1>경남 김해시장

《 6·4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2일이면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간다. 본보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기초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전의 후보, 쟁점, 공약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가 잠들어 있는 경남 김해시(인구 52만3000명). 이곳의 현직 시장인 김맹곤 후보는 영남에서 유일하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김해갑 선거구의 민홍철 의원도 같은 당이다. 그래서 그의 수성(守城) 여부가 관심을 끈다. 그를 위협하는 도전자는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정권 후보. 통합진보당 박봉열 후보와 무소속 허점도 후보도 열심히 뛰고 있다.

새누리당 김정권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맹곤 후보는 2004년 총선에 이어 10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당시 김해갑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나섰던 김맹곤 후보가 이겼다.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김맹곤 의원이 중도하차한 곳을 김정권 후보가 차지했다가 2012년 총선에서 다시 자리를 내줬다.

이번 김해시장 선거전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김맹곤 후보는 기업대표와 경남개발공사 사장, 국회의원 등을 거쳐 경영마인드가 강점이다. 다만 독특한 성격과 ‘불통’ ‘독선’ 등의 꼬리표도 뒤따른다.

그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부채를 줄이고 기득권을 타파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 탓에 ‘활동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성향의 후보들이 난립하지 않은 것도 4년 전 지방선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그는 “재정건전화 등에 대해 시민들이 좋은 평가를 해 줄 것”이라며 “말만 앞세우는 정치꾼보다 살림꾼을 택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어 “더 큰 김해, 더 행복한 김해를 시민들에게 되돌려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향수와 함께 그의 5주기가 맞물린 점도 김맹곤 후보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김정권 후보는 “모두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소 ‘뻣뻣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계적 관광인프라 구축 △사통발달 교통혁신 △획기적인 교육환경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3선 도의원, 재선 국회의원, 경남발전연구원장 등을 거친 김정권 후보는 ‘정치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반면 ‘신의’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뗄 수 없는 사이’였던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등을 진 것도 그런 연장선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정권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던 예비후보를 포함해 전통적인 지지기반의 ‘마음’을 얼마나 되돌리고 결집시키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정권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김맹곤 후보의 분석은 정반대다. 최근 두 후보는 토론회 회피 여부, 과거 전력 등을 놓고 거친 입씨름을 벌였다. 통진당 박 후보와 무소속 허 후보도 ‘양김 양강(兩强) 구도’ 속에 참신한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김해시장#김정권#김맹곤#박봉열#허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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