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병언, 계열사 돈 200억 넘게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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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명목 국내외 30곳서 받아… 檢, 유씨 父子 명의 회사 유입 포착
한국선급 전영기 회장 사의 표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과 두 아들이 다른 계열사 30여 곳에 컨설팅을 한 것처럼 꾸며 200억 원 이상을 챙긴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직접 계열사 돈을 빼돌릴 정도로 계열사 경영을 총괄 지휘한 것으로 보고 배임의 공범 및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압수물 분석과 자금 추적 과정에서 유 전 회장과 관련된 붉은머리오목눈이, SLPLUS, 키솔루션 등 3개 회사를 발견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 씨(44), 차남 혁기 씨(42)가 각각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이 회사들은 실제 하는 일이 없는 서류상 회사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14개 핵심 계열사와 국내외 군소 계열사 등 모두 30여 곳에서 최근 7, 8년간 200억 원이 넘는 돈이 이들 개인 회사로 흘러간 흔적을 찾아냈다. 대부분의 계열사는 이 비용을 고문료나 컨설팅 비용으로 처리해 놓았지만 실제 컨설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세월호를 운항한 청해진해운과 관계사들이 투기 등급에 가까운 기업 신용등급에도 국책은행에서 싼 금리로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핵심 계열사는 최저 연 1%대 저금리로 정책자금 대출까지 받았다.

지금까지 청해진해운과 관계사들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돈은 2000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이 중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대출이 각각 640억 원과 4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해 청해진해운에 만기 1년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연 3.85∼5.25%의 금리를 적용해 69억 원을 대출해줬다. 국민은행이 7억9000만 원의 단기 대출에 연리 7.95%를 적용한 것에 비하면 금리가 크게 낮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측정된 청해진해운의 신용등급은 투기 등급에 가까운 BB+였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전영기 한국선급 회장은 이날 “세월호 사고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정임수 기자



#세월호#유병언#세모그룹#청해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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