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가정의 소중함 일깨운 연리지 박물관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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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계몽운동이 필요합니다. 이혼을 막기 위해 더욱 그렇습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10년째 연리지(連理枝) 박물관을 운영하는 권기철 씨(54)가 25일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보낸 제안서의 일부다.

그의 꿈은 ‘변치 않는 사랑을 지키고 가꾸자’는 연리지를 통해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대국민 계몽운동을 하고 싶다는 것. 연리지는 서로 다른 나뭇가지가 자라면서 한 가지로 합쳐져 한 몸으로 살아가는 나무로 금실 좋은 부부, 연인의 사랑을 비유할 때 연리지를 꼽는다.

그는 박물관에 60여 종의 연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경제적 불안, 사회적 갈등, 이기주의 등의 요인으로 가정 해체 현상이 두드러진 한국 사회에 연리지와 같은 정신을 심어주고 싶어 한다. 연간 혼인 인구 66만 명 중 22만 명이 이혼하고 결혼 후 자식을 낳고 4년 이내에 이혼하는 비율이 20%에 이르는 ‘비정상’을 그대로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 등이 공간만 마련해주면 연리지 전시회와 함께 이혼 등 가정 해체를 막자는 취지의 강의를 하고 싶다”며 “부산부터 시작해 호응을 얻으면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부산시와 여성가족부, 국민권익위원회, 국회를 방문하고 국민신문고를 노크해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취지는 좋지만 관련 법규가 없다. 예산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통령에게 제안서를 냈다. 대통령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가정 보호와 이혼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누가 하든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조용휘 기자·사회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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