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경찰관 누나 다독임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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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고교생 “죽겠다” 남산타워行… 출동 경찰 끈질긴 설득 마음 돌려

경기 안산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 군(17)은 평소에도 말수가 적고 숫기가 없는 학생이었다. 최근 A 군은 같은 학교의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B 양에게서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았다. 화가 난 A 군은 11일 오후 하교 후 담임선생님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죽어버리겠다, 남산타워로 올라가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담임선생님은 즉시 A 군의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남산 N서울타워 관할인 중부경찰서 실종팀이 바로 출동했다. 실종팀 이해정 경사(39)는 N서울타워로 향하던 경찰 차량 안에서 A 군에게 계속 전화를 했다. 하지만 A 군이 계속 수신 거부를 하며 전화를 받지 않자 이 경사는 ‘나 중부서 실종팀 경찰관 누나야. 지금 마음은 심란하겠지만 일단 전화라도 받아 줘’라는 문자메시지를 A 군에게 보냈다. 5분 뒤 전화를 걸어온 A 군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경찰관은 만나지 않겠다”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이 경사는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하자. 위치를 알려줘. 만나면 도울 방법이 있을 거야”라며 다독였다. A 군은 결국 자신의 위치를 알려줬고 이 경사는 N서울타워 근처에서 A 군을 찾을 수 있었다. A 군은 이 경사를 비롯한 경찰관들에게 고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며 쑥스러워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실연 고교생#남산타워#중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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