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국 섬유기술력 유럽서도 통할 것”

  • 동아일보

대구국제섬유박람회 현장스케치… 신소재-고기능성 제품들 많이 나와
3D프린터-의류패션 접목기술 눈길… 태양빛 흡수해 열내는 소재도 선봬

5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에서 관람객이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한 의류 액세서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5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에서 관람객이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한 의류 액세서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한국의 산업용 섬유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유럽에서도 통할 것 같습니다.”

제키 센 네그린 터키 의류제조자협회장(50)은 5일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터키는 천연섬유가 발달한 대신 산업용이나 기능성 섬유 개발은 늦은 편”이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특수섬유 수입뿐 아니라 기술 협력도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터키 의류제조자협회는 1976년 설립됐으며 회원 기업은 400여 곳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중동, 아프리카에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처음 PID에 참가했다.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와 교류 협약을 맺었다. 네그린 회장은 “행사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커서 놀랐다. 양국 섬유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PID는 섬유산업이 미래 첨단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엑스코 1층 전시장은 세계 섬유시장 흐름을 확인하려는 바이어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예년보다 더 많은 첨단 기술과 신소재, 고기능성 제품이 나왔다. 염색할 때 사용한 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수질을 개선하는 시스템과 옷에 넣는 디자인을 바로 찍어내는 기계도 눈길을 끌었다.

3차원(3D) 프린터와 의류패션을 접목하는 기술도 처음 선보였다. 디자이너가 그림으로 그린 조끼나 단추, 액세서리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수십 분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이번 박람회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품질까지 확인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풍성했다.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천연 염료를 선보였다. 빛을 흡수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합성 소재를 치자나무 열매 등을 섞어 만든 천연 염료로 대체한 기술을 개발했다. 김상욱 원장은 “태양전지 제조비용을 크게 줄이고 친환경적이어서 수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 ㈜삼광염직은 고강도 고기능 슈퍼섬유인 아라미드를 활용한 자동차 엔진 덮개를 내놨다. 2005년부터 20억 원을 들여 7년간 연구한 결과다. 엔진 소음과 무게를 줄이고 차량 연료소비효율은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 디젤승용차에 활용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레저용 차량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안병준 전무는 “전자 정보기술(IT)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기능 섬유 신제품도 호응을 받았다. 경기 광명 ㈜웰테크글로벌은 태양빛을 흡수해 열을 내는 신소재를 개발해 옷을 만들었다. 심재훈 이사는 “기존 기능성 섬유보다 5도 정도 높은 발열 성능을 갖췄다. 올해 미국 유럽 등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13회를 맞은 PID는 10개국 325개 업체가 참가했다. 올해는 섬유 강국도 많이 왔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대만 등 세계적 기업 60여 곳이 최근 개발한 신소재를 선보이며 비즈니스 경쟁을 벌였다. 해외바이어는 20여 개국 1800여 명이 찾아 2억 달러(약 2135억 원)어치 수출 상담을 했다. 이동수 PID 조직위원장(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은 “이번 박람회 성과를 분석해 아시아권 최대 특수섬유 전시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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