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양식 부세로 중화권 입맛 잡아라”

  • 동아일보

‘짝퉁조기’서 ‘황금물고기’로 탈바꿈… 전남도, 인공종묘 생산 - 양식 추진

부세는 조기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흔히 ‘짝퉁 조기’로 불리며 싸구려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부세는 실제 조기의 한 종류다. 조기나 부세 모두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이른바 ‘사촌지간’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와 동남중국해에서 서식하는데 국립수산진흥원의 ‘한국연근해 유용어류도감’에 따르면 부세는 겨울철 제주도 남부 해역에서 월동한다. 조기와 부세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머리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몸 옆줄이 부세는 한 줄, 참조기는 두 줄로 보인다는 점.

그런 부세가 요즘 상한가다. 지난달 추자도에서 잡혀 제주 경매에 오른 60cm짜리 부세가 마리당 80만 원 이상에 팔렸다.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 춘제(春節) 때 부세를 먹으면 복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중국인들이 앞다퉈 부세를 찾으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전남도가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 부세 인공종묘 생산에 나섰다. 전남도가 부세를 전략 품종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은 중국인의 무한 수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겨울철 알이 꽉 찬 배 부위가 황금빛이 도는 부세가 금을 상징한다고 해서 귀하게 대접받는데 누런 빛깔이 짙을수록 값도 올라간다.

부세는 국내에서 거의 잡히지 않는다. 국내 연간 소비량은 2012년 기준 9520여 t에 달하지만 국내 생산은 152t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중국 양식 부세가 수입된다. 전남도는 참조기산업연구센터에서 부세 양식에 나서기로 했다. 참조기의 경우 이미 인공종묘 생산과 양식 기술 개발을 끝내 어미 생산 단계까지 와 있지만 부세는 시작 단계다. 올 상반기 부세 양식 지역으로 알려진 중국 푸젠(福建) 성 닝더(寧德)에서 부세 수정란을 대량으로 확보해 인공종묘 생산과 육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부세의 인공종묘 생산이 이뤄지면 영광, 신안 등 연안 해역에 방류해 부세의 어족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부세가 참조기와 습성이 같은 만큼 양식 기술 개발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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