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야 성공… 설 교통예보관의 숙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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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예보관’ 도로公 남궁성씨
“예보 시간대 피해가게 해… 정체 대신 뚫리면 만족”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교통연구실장이 28일 경기 화성시 도로교통연구원 상황판을 가리키며 설 연휴 기간에 정체가 예상되는 구간을 설명하고 있다. 채널A 제공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교통연구실장이 28일 경기 화성시 도로교통연구원 상황판을 가리키며 설 연휴 기간에 정체가 예상되는 구간을 설명하고 있다. 채널A 제공
“교통예보는 맞으면 안 돼요. 틀려야 잘된 예보입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마다 약 3000만 명이 고향과 가족 곁으로 대이동을 한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언제 이동해야 하느냐’다. 한국도로공사 남궁성 교통연구실장(49)은 명절 연휴가 되면 교통예보관으로 활약한다. 2008년 교통예보가 도입된 이후 6년째다.

교통예보는 날씨예보와 달리 딱딱 들어맞으면 쓸모가 없다. 특정 시간대에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것이라고 예보해 사람들이 그 시간대를 피해 가게 해 정체를 줄이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 기간 이어지는 교통예보에 대해 남궁 예보관은 “전국 4000km에 설치된 영상 차량 검지기와 폐쇄회로(CC)TV로 실시간 파악하는 고속도로 상황, 과거 명절 연휴 기록을 토대로 예보를 낸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373만 대의 차량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설 연휴도 마찬가지. 남궁 예보관은 “설 연휴 첫날인 30일엔 오후에 출발하면 도로가 가장 덜 막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분석엔 과거 자료들과 함께 사람 심리에 대한 해석도 곁들여진다. “사람들 마음은 다 같습니다. 되도록 일찍 고향에 도착해 저녁도 먹고 싶죠. 그 말을 뒤집으면 30일 새벽부터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설날인 31일은 어떨까. 남궁 예보관은 “당일은 언제 어디든 차량이 많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시댁에서 친정으로 가고, 성묘 가고, 아침에 차례 지내고 가족과 놀러 가는 등 모두가 차를 끌고 나오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도로예보가 시작된 지 6년. 그 결과 특정 도로에 차가 한꺼번에 몰리는 편차는 줄었고,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어느 도로가 막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올해는 ‘2호 교통예보관’도 탄생했다. 29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김수희 교통예보관은 “앞으로 명절 때는 연휴 내내 오전 7시부터 밤늦게까지 교통센터에서 보내야 하지만 그만큼 다른 이들의 귀성·귀경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만 되면 텅 비곤 했던 서울 시내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남궁 예보관은 “명절 때마다 역귀성객이 늘어 이제 그 비율이 20%가 넘기 때문에 서울 시내도 막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속도로 상황을 알고 싶을 땐 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로 출발지 요금소와 도착지 요금소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20초 안에 답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www.ex.co.kr)에서도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교통예보#남궁성#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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