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터키 참전용사가 박승호 포항시장(오른쪽)과 함께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포항시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포항시 제공
“60년 만에 보는 한국인데 전쟁 당시 폐허였던 나라가 이렇게 발전해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23일 경북 포항시청을 찾은 터키 이즈미트 시 출신 카밀 바제르 씨(81)는 “포항은 6·25전쟁 때 학도의용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어서 더욱 뭉클하다”며 “그 땅에 포스코라는 세계적 기업이 우뚝 선 모습을 보니 참으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바제르 씨가 시청으로 들어올 때는 직원 1000여 명이 박수를 보냈고 해병1사단 군악대가 환영 연주를 했다. 터키 북서부 코자엘리 주에 속한 이즈미트 시는 인구 30만 명의 소도시다.
바제르 씨 부부가 포항을 방문하게 된 것은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찾은 박승호 포항시장이 이즈미트 시를 찾아 6·25전쟁 참전용사를 만난 일이 계기가 됐다. 지난달 포스코는 이즈미트 시에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을 준공했으며 이즈미트 시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기념비를 세웠다. 이 일을 계기로 두 도시는 ‘형제의 인연’을 맺었다.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박 시장이 이즈미트 시의 참전용사 2명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에 전해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
바제르 씨 부부는 포항에 도착했지만 함께 올 예정이던 하산 샤힌 씨(81)는 암 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거절돼 함께 오지 못했다. 그러나 샤힌 씨는 “한국 방문 중에 숨지더라도 자신의 책임이다”는 서약을 하고 24일 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암 투병 중인데도 한국 땅을 밟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터키 참전용사들은 포항 해병1사단과 포스코 등을 둘러본 뒤 30일 출국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참전용사들에게 포항시민 감사패와 한국전쟁 참전 기념메달 등을 선물한다. 박 시장은 “이런 분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과 포항 영일만의 기적도 가능했다”며 “이즈미트 시와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참전용사들의 고마움을 오래도록 기리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