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바닷물로 무지개송어 양식 첫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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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서 끌어올려 적정 온도 유지… 민물양식보다 무게도 더 나가

제주의 해안 지하에서 뽑아 올린 해수로 무지개송어를 대량 생산하는 길이 열렸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소는 넙치 양식장 9곳이 지난해 10월부터 넙치를 기르던 육상수조에서 지하 해수를 이용해 무지개송어 시험 양식을 한 결과 1년여 만에 몸무게 4∼5kg 크기의 성어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 같은 기간 민물로 양식한 무지개송어의 평균 몸무게(3kg가량)보다 많이 나가는 것이다.

지하 50m에서 끌어올린 제주의 지하 해수는 연중 수온이 17∼18도로 일정해 무지개송어를 양식하기에 적합하다. 냉수성 어종인 무지개송어는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르면 폐사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민물에서 양식하는 무지개송어는 여름철에 양식장의 수온이 높아 연중 양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험 양식에 참가한 양식장은 경북 상주의 종묘장에서 들여온 몸무게 150g, 몸길이 15∼20cm 크기 어린 무지개송어를 해수에 넣기 2개월 전부터 해수 적응에 도움을 주는 먹이를 주면서 점차 염분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해수 적응력을 높였다. 제주지역 송어양식어업인 14명은 8월 ‘제주바다 송어양식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조합은 무지개송어 생산 및 출하 체계를 갖춰 내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현재 양식 중인 무지개송어는 3만4000여 마리다.

무지개송어는 산란기에 붉은색의 무지갯빛을 띠며 원산지가 북미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까지다. 바다에서 살다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국내에 도입된 무지개송어는 지금까지 민물에서 양식됐다. 수명은 7∼8년 정도로 다른 물고기에 비해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해 양식 어종으로 인기가 높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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