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워킹맘’에게 체험학습은 곤혹?… 휴가지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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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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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여름방학 체험학습 노하우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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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아 초등생 자녀의 체험학습 때문에 고충을 호소하는 학부모가 많다. 주5일제 수업이 도입되면서 방학이 짧아진 데다 사회생활로 바빠 자녀의 체험학습까지 챙길 마음의 여유가 없는 직장인 학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부담이 없으면서 학습효과는 높은 체험학습 방법은 무엇일까. 여름휴가지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체험학습 방법과 체험학습 후 일기쓰기를 하며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휴가지에서 미션수행하며 체험활동

여름휴가와 체험학습을 연계하면 별도로 체험학습을 기획하지 않고도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학부모가 여름휴가와 자녀의 체험학습은 별개라고 생각하지만 여름휴가지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체험학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가족들과 떠난 산속 캠핑장에서 식물탐사하기,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에 숨어있는 과학원리 찾아보기 등을 할 수 있는 것. 휴가지 주변의 유적지, 박물관 등을 찾아 여행계획을 세우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체험학습을 할 주제가 정리된 책을 미리 읽도록 지도하거나 체험학습 장소의 공식 홈페이지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어떤 내용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것을 ‘놀러가서까지 공부를 하라고 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학습효과를 높인다며 “캠핑을 가서 산에 사는 곤충과 식물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니 미리 책을 읽고 공부하면 좋겠다”처럼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부담을 느끼며 흥미를 잃기 쉽다. 이때 ‘미션수행’을 하는 게임적 요소를 더하면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 요즘 초등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TV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아빠 어디 가’처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

자녀가 두 명 이상이라면 엄마와 아빠 팀으로 나눠서 팀 대항전을 할 수 있다. 휴가를 함께 떠나는 친척, 다른 가족들과 팀을 짤 수도 있다. 미션수행은 경쟁적 요소가 있어 특히 남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미션에서 이기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하는 등 동기부여를 하면 더욱 좋다.

박광선 서울대 사범대학 부설초교 교사는 “‘백두대간 자연탐사’ ‘경주역사문화탐방’처럼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을 기획하면 효과적”이라면서 “미션을 수행할 땐 자녀만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왜 그럴까’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면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기쓰기로 서술형 평가까지 대비

많은 초등생과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체험학습을 마치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거창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않고 ‘일기쓰기’만 잘해도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일기는 시간 순서에 따라 쓰기보다는 휴가지에서 수행한 미션이나 경험 속에서 ‘다양한 나뭇잎 이야기’ ‘회전목마의 비밀’처럼 특정 주제를 정해 쓰는 것이 좋다. 이런 연습을 통해 최근 확대된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비한 글쓰기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초등 저학년은 꼭 체험학습과 연계하지 않고도 집에서 부모와 놀이를 하면서 일기쓰기를 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특정 행동을 자녀 앞에서 보여준 뒤 관찰한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학습효과가 있다. 자녀 앞에서 연기하듯이 20∼30초의 상황극을 보여준 다음 그 내용을 자녀에게 글로 옮겨보라고 하는 식. 상황극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며 자녀와의 친밀감도 높일 수 있다.

서지은 서울은천초등학교 교사는 “상황극을 하고 이를 글로 옮기는 학습활동은 간단한 방법이지만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 중요한 관찰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면서 “상황극을 할 때 의성어나 의태어를 활용해 구연동화처럼 이야기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수학적 판단이나 계산이 필요한 생활 속 상황을 활용해 ‘수학일기’를 쓰면 최근 도입된 ‘스토리텔링수학’에 대비할 수 있다. 여름휴가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정한 뒤 누가 더 저렴하게 사는지 예산을 짜며 계산과정을 그림과 부등호, 나누기 등 수학기호를 사용해 서술해볼 수도 있다.

2009개정교육과정 수학교과서 집필위원인 이정 서울 대광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고학년은 수학자가 수학 원리를 발견한 일화를 패러디해 수학일기를 쓰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만약 수학자 가우스의 이야기를 책에서 접했다면 가우스 대신 자신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상상 수학일기’를 써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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