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도 중고차 하치장 존폐기로에

  • 동아일보

인천항은 국내 중고자동차 수출 물량의 85%를 처리하고 있다. 항만 주변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가 많지만 유원지 내 중고차 단지는 불법시설이어서 강제철거 위기에 놓였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항은 국내 중고자동차 수출 물량의 85%를 처리하고 있다. 항만 주변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가 많지만 유원지 내 중고차 단지는 불법시설이어서 강제철거 위기에 놓였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중고자동차 수출량의 85% 이상을 소화하는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단지가 차량을 세워둘 주차장을 찾지 못해 수출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지금까지 송도유원지 일대에 차를 세워뒀으나 연수구가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강제 철거에 나서고 있고 대체 용지도 찾지 못한 상태다.

○ 철거 위기 맞은 송도유원지 내 중고차단지

일제강점기 해수욕장으로 조성된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는 2011년 9월 문을 닫은 뒤 관광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아 구체적 개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 중고차 수출업체 128곳은 지난해부터 이곳 관광단지 개발예정지 4블록에 2000여 대분의 주차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연수구가 관광단지 개발지를 주차장으로 쓸 수 없다며 강제 철거에 나섰다. 그러자 토지 소유주와 수출업체들이 철거 중단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연수구는 항고한 상태다. 그러나 구가 허락하지 않은 시설이어서 언젠가는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4블록에 인접한 2, 3블록에도 3000대 분량의 수출 중고차단지가 10여 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그동안 연수구로부터 1년 단위로 사용 허가를 받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주민들이 소음 분진 공해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자 구는 지난해 말 연장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현재는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어서 구는 조만간 퇴거를 요청할 예정이다.

○ 중고차단지 양성화 해법 찾기

중고자동차 수출업계에 따르면 연간 중고차량 수출량은 일본 80만 대, 한국 50만 대에 달한다. 3∼5년 사용하면 폐차해야 할 법인택시나 렌터카 등을 주로 수리해 동남아시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는데, 인천항에서 국내 수출차량의 85% 정도를 선적하고 있다.

인천항 근처 유원지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가 만들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업체들은 유원지를 장기적으로 이용하기 힘들게 되자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민간업체는 1년 전 인천 서구 아라뱃길 경인항 주변의 15만 m² 터에 중고차수출단지를 개장했지만 인천항과 멀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인천항의 대형 하역업체인 Y사는 중고차 수출업체와 함께 대규모 중고차수출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항과 가까운 아암물류2단지 30만 m² 터에 주차타워 정비소 전시장 비즈니스센터 편의시설 등을 갖춘 첨단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항만지구 내 땅값이 비싼 편이어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평당 1만5000원 선의 임차료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김광석 경제수도추진본부장은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중고차 수출단지와 유사한 현대적 시설을 짓기 위한 민간투자계획이 공식 제안되면 인천항만공사(IPA)와 함께 행정지원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중고차 하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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