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미은하레일을 어쩌나… 7월 둘째주 결론

  • 동아일보

4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도를 통과하는 은하레일 아래에서 대화하는 시민들. 2010년 완공됐지만 시설 결함에 따른 안전사고가 이어져 3년째 방치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4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도를 통과하는 은하레일 아래에서 대화하는 시민들. 2010년 완공됐지만 시설 결함에 따른 안전사고가 이어져 3년째 방치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3일 오후 7시경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 문화의 거리. 6∼15m 높이의 월미은하레일(도심관광모노레일) 교각 위로 모노레일 노선이 길게 뻗어 있었다. 3년 전 완공된 모노레일은 국내 최초의 도심관광 모노레일이자 월미도 문화거리의 관광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안전 문제로 운행을 하지 못해 명물이 아닌 흉물로 변했다.

이날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찾은 인천 시민들은 월미도의 정취가 반감됐다고 아쉬워했다. 월미도에서 장사를 하는 박모 씨(56·여)에게 “월미은하레일을 한 번쯤 타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툭하면 안전사고가 나고 송영길 시장이 시승을 할 때도 멈춰 섰다는데 어디 무서워 탈 수 있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월미은하레일의 운명이 다음 주 열리는 시 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된다. 현재로선 철거나 다른 용도로의 활용에 무게가 실려 있다.

오홍식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인 한신공영 측과의 합의에 실패해 사실상 월미은하레일 재가동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는 38곳의 하자 보수에 대해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협상을 벌였으나 최근 무산됐다는 것. 시는 하자를 보수해 정상 운행을 시도해볼 계획이었다.

한신공영은 하자 보수를 전제로 시가 제기한 소송 취하와 공사 잔금 납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는 하자에 대해선 당연히 보수해야 하고, 하자로 인한 소송은 보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해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다.

결국 인천교통공사는 보수 후 운행 카드를 접고 교각과 레일, 차량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지난달 월미은하레일 활용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는 레일을 모두 교체해 새로 설치하는 방식의 레일 바이크나, 차량을 아예 없애고 레일 위 보행 길을 조성하는 하늘둘레길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인천교통공사는 조속히 대안을 검토한 뒤 다음 주 인천시 정책조정회의에 상정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한편으로 월미은하레일을 부실 시공해 놓고 하자보수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한신공영을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2010년 월미도와 인근 차이나타운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853억 원을 들여 경인전철 인천역∼월미도 구간에 6.1km 길이의 모노레일을 완공했다.

그러나 열차 밑에 부착된 전력공급장치(집전장치) 부품이 선로 1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운행을 하지 못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안전성 검증 용역 결과에선 차량, 궤도, 토목, 신호·통신, 전력 등 모든 분야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월미은하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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