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해외봉사 대학생들 “비용도 우리 힘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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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봉사단 피닉스 바자회 개최
수익금 모아 여름방학 몽골-캄보디아로

5일 순천향대에서 열린 해외봉사 현지 어린이를 위한 바자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기부하고 있다. 순천향대 제공
5일 순천향대에서 열린 해외봉사 현지 어린이를 위한 바자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기부하고 있다. 순천향대 제공
순천향대 해외봉사단 ‘피닉스’ 학생단장 최진혁 씨(24·환경보건학과 4학년)는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몽골과 캄보디아에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있다. 올 여름방학도 그냥 넘길 수 없다. 1월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 눈물을 흘리며 “꼭 다시 와 달라”며 매달리던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다녀온 다른 봉사단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지 체류, 그리고 어린이들이 필요로 하는 분유 문구류 옷가지 등을 사는 데 드는 돈은 대부분 학생들이 마련해야 하기 때문. 학교가 일부 부담하지만 항상 부족하다. 최 씨가 내린 결론은 ‘직접 벌어서 충당하기’다.

5일 충남 아산시 신창면 순천향대 대학원 건물 앞은 오전부터 장터가 개설돼 북적였다. 5개 부스는 중고 청바지에서부터 티셔츠 모자 배낭 등 의류와 등산화 운동화 필기구 머리핀 등으로 가득 차 마치 잡화점 같았다. 가격은 대부분 1000∼5000원대. 1만 원을 넘는 전자제품도 있었다. 양복 차림의 교직원과 학교 근처 주민들이 주 손님이다.

피닉스해외봉사단과 총동아리연합회가 마련한 해외봉사 지역 어린이를 위한 바자회다. 부스 곳곳에는 그동안의 해외봉사 활동 현장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올 여름방학에는 50여 명이 캄보디아와 몽골로 나눠 떠날 예정.

바자회는 대성황이었다. 2주 전부터 준비해 교직원 대부분이 물건을 기부했다.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기부된 물품만 600여 점이나 됐다. 서교일 총장은 넷북과 쌀 10kg, MP3플레이어를 기부했다. 김홍진 교학부총장은 중국술 3병, 김승우 경영부총장은 청소기와 음이온 가습기를 내놓았다. 지난달 28∼30일 열린 학교 축제 때 출연했던 가수 ‘걸스데이’와 ‘슈프림팀’, 빈지노도 사인을 넣은 CD를 기부했다.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인기를 모았다. 일본인 유학생 고타 씨(22)는 “캄보디아나 몽골 등이 원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가 보지는 못했다. 바자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 씨는 “현지 어린이들에게는 분유 문구류 장난감 동화책 등이 절실하다”며 “올 여름방학에는 문화교육 봉사와 교실 짓기 봉사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물질적 지원에 더 비중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상 학생처장은 “올해 처음 한 행사이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해 더욱 의미가 크다”며 “해외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대학의 비전인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순천향대#해외봉사#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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