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해외봉사단 ‘피닉스’ 학생단장 최진혁 씨(24·환경보건학과 4학년)는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몽골과 캄보디아에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있다. 올 여름방학도 그냥 넘길 수 없다. 1월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 눈물을 흘리며 “꼭 다시 와 달라”며 매달리던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다녀온 다른 봉사단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지 체류, 그리고 어린이들이 필요로 하는 분유 문구류 옷가지 등을 사는 데 드는 돈은 대부분 학생들이 마련해야 하기 때문. 학교가 일부 부담하지만 항상 부족하다. 최 씨가 내린 결론은 ‘직접 벌어서 충당하기’다.
5일 충남 아산시 신창면 순천향대 대학원 건물 앞은 오전부터 장터가 개설돼 북적였다. 5개 부스는 중고 청바지에서부터 티셔츠 모자 배낭 등 의류와 등산화 운동화 필기구 머리핀 등으로 가득 차 마치 잡화점 같았다. 가격은 대부분 1000∼5000원대. 1만 원을 넘는 전자제품도 있었다. 양복 차림의 교직원과 학교 근처 주민들이 주 손님이다.
피닉스해외봉사단과 총동아리연합회가 마련한 해외봉사 지역 어린이를 위한 바자회다. 부스 곳곳에는 그동안의 해외봉사 활동 현장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올 여름방학에는 50여 명이 캄보디아와 몽골로 나눠 떠날 예정.
바자회는 대성황이었다. 2주 전부터 준비해 교직원 대부분이 물건을 기부했다.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기부된 물품만 600여 점이나 됐다. 서교일 총장은 넷북과 쌀 10kg, MP3플레이어를 기부했다. 김홍진 교학부총장은 중국술 3병, 김승우 경영부총장은 청소기와 음이온 가습기를 내놓았다. 지난달 28∼30일 열린 학교 축제 때 출연했던 가수 ‘걸스데이’와 ‘슈프림팀’, 빈지노도 사인을 넣은 CD를 기부했다.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인기를 모았다. 일본인 유학생 고타 씨(22)는 “캄보디아나 몽골 등이 원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가 보지는 못했다. 바자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 씨는 “현지 어린이들에게는 분유 문구류 장난감 동화책 등이 절실하다”며 “올 여름방학에는 문화교육 봉사와 교실 짓기 봉사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물질적 지원에 더 비중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상 학생처장은 “올해 처음 한 행사이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해 더욱 의미가 크다”며 “해외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대학의 비전인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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